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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 5. 화요일

보배아들 민준 승준아!
다리 많이 아프지?
발에 물집생겼니?
많이 불편하지?
다른아이들 편지 올라온것보면서 걱정많이 하고있어.
무거운 배낭에, 숨막히는 무더위에, 잠자리도 불편하고, 먹는것도 부실하고, 먹을 물도. 씻을 물도 편히 쉴곳도 ..........없는 곳에 보낸 엄마 많이 원망스럽지?
민준이 얼굴 어떠니? 세수 자주 하고 있지? 발냄새 않나게 잘 하지?
승준이 밥 잘. 빨리먹니? 밥먹는 시간도 아껴야지. 시간은 금인데... 옷 잘 갈아입니?
냄새나지 않고, 깨끗한 친구가 좋지?

8월 1일에 엄마는 강화도에 갔었어.
수삼도 사고, 해안도로로 한참을 가다보니 민준이 승준이와 함께 와서 놀고싶은 갯벌도 있고, 민준이가 좋아하는 횟집, 승준이가 좋아하는 장어구이집, 낙시터, 역사기행때 가봤던 여러 유적지. 조그만 섬 강화도에 이렇게 많은 볼거리가 있을까? 의심이 갈 정도였어.
엄마와 함께 강화도에서 우리집으로 온 수삼도 민준 승준이를 기다리고 있어.

8월 2일에는 서해에서 유일하게 일출을 볼수 있다는 왜목마을에 갔었어.
중국과의 교역이 날로 늘어가면서 서해안시대가 열린다고들 하는데 어느정도 발전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포승공단, 고대공단, 한보철강단지, 대호방조제, 석문방조제, 석문국가공단 예정지등을 돌아보고 오는길에 광명 논에도 갔었어.
이렇게 넓은 땅을 방치해 놓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꾸만 외국으로 떠나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들었어. 바다를 막아 국토를 넓혀가는 간척사업은 미래를 위해, 후손을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갯벌이 없어지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환경이 파괴되는 부분도 많겠지만 국토를 늘리는 간척사업은 계속되야 한다고 생각됬어.
그곳에 함께 가서 갯벌에 나와있는 게도 잡아보고, 머드팩도 해보고, 가도가도 끝이 없는 방조제와 시원한 바닷바람, 드넓은 간척지.... 이곳과는 다른 세상을 맛보고 오자꾸나.

일요일엔 엄마 혼자 건물 불끄러 갔는데 무서웠어. 효자아들 생각을 많이 했지.
어제와 오늘은 회사 출근했어. 벌써 휴가가 다 끝났거든.
집에 들어오면서 혹시 옆서가 도착됬나?
인터넷에 글이 올라왔나?
전화방송 나오나?
확인해 보는데 아무곳에도 아들 소식이 없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믿고 기다릴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배 민준이, 승준이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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