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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 16. 승준이 민준이가 국토종주의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오던 날

어떻게 변했을까? 아프지는 않았을까? 반가움과 걱정 설레임이 교차하는 시간.
준비한걸 챙겨가지 못할까봐 미리 메모해 둔 것을 보면서 김밥, 찹쌀도너츠, 꿀물, 찰떡파이, 과자, 쵸코쿠키, 콜라, 음료수를 가방에 넣었다.
꽃다발을 준비하려고 화원을 몇군데 들렀으나 문을 열지 않았다.
집에 있던 조화를 가지고 나가는데 큰길가 화원 한군데가 문을 열고 있어 만들어 놓은 조화 한다발을 2만원에 사고 집에서 가지고 나간 조화를 다시 쌌더니 그런대로 예뻤다.
남편은 전철 타고 가자고 하였으나 마라도부터 17일동안 걸어 경복궁까지 온 아들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 주고 싶어 약도 잘 그리는 용산지사 직원에게 부탁했더니 아주 자세한 약도가 FAX로 도착되어 그걸 보면서 차를 몰고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경복궁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주차장이 만차라서 위 쪽으로 올라와 한참을 기다리는데 차 한 대가 빠져 그곳에 간신히 주차를 하고 아이들 도착할 곳을 찿아갔다.
너무 서둘러 오다보니 휴대폰도 빠트리고 왔다. 12시경에 도착했는데 아직 온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기다리는 동안 꽃다발, 피켓, 현수막등을 들고 대원의 가족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시에 해단식을 하기로 예정되있었으나 1시 20분경에서야 교보문고 앞에 도착되었다.
교통순경이 나와있어 도로교통 통제를 하고 미국대사관 앞에서 경복궁으로 도로를 통하여 건너올줄 알고 기다리고 있는데 차량통제를 할수 없다고 지하도로 돌아서 오라고 하였다.
어린 탐험대원들이 17일동안 걸어서 마라도에서 경복궁까지 오는 길인데 신호 하나만 통제하면 될 것을 길건너에서 30여분을 기다리게 해 놓고 지하도로 가라는 교통순경이 원망스러웠다. 통제가 않될 것 같으면 미리 않된다고 할것이지 뙤약볕에서 무거운 배낭까지 메고 아침 6시에 아침밥먹고 지금까지 걸어온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이정도 인가? 전직 대통령은 골프치러 갈때도 교통통제 해 준다면서 ........ 부정부패에 연루된 전직 대통령보다는 걸어서 국토종주를 하면서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다지고 돌아오는 169명의 대원들이 훨씬 훌륭하지 않은가? 이 대원들 중 대통령이 나오지 말라는 법 있는가?
두시간 이상을 다리 아픈줄도 모르고 서서 기다렸는데 교통순경의 말 한마디에 힘이 쫙 빠졌다. 화가 났다. 마중나온 300여명의 가족들 모두가 항의 했으나 허사였다.
“여기에 김xx이 손자라도 껴 있어봐 벌써 통제 해줬지”.
“그런 사람들은 이런곳에 애들 않보내요. 우리같은 서민이나 보내지”.
“그런집 자식들은 귀한자식들인데 ....”
“나라 사랑은 우리같은 서민들이나 하는 겁니다. 애들 고생시키면서요.”...........
화가난 부모님들의 말투엔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행정 편의주의자들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한참을 걸어 지하도를 통하여 경복궁 담장옆으로 나오고 있었다.
아이를 찿은 부모의 반가운 눈물과 함성을 들으며 아들을 찿는데 없었다.
지나간 대열앞으로 뛰어 다시 찿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혹시 사고? 아퍼서 병원에? 불길한 생각들로 머릿속이 꽉 차올랐다.
그런데 저쪽에 이디오피아 난민처럼 서있는 아이가 있었다. 그러나 안경을 쓰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다가가 보니 승준이였다. 눈동자엔 초점도 없고, 너무도 초춰한 모습에 눈물도 나지 않았다. 겁이 났다. 이러다가 애 죽이는 것 아닌가? 몸무게 30Kg도 안나가는 아이에게 1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17일동안 650Km 걷게 한 내가 과연 엄마인가?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어디 아프니?” “아니에요.” “형은?” “모르겠는데요.” “힘들지?” “괜찬아요”
그러는 사이에 아빠는 민준이를 찿아 데리고 왔다. 2-3분 후 대원들만 따로 모여 해단식을 하는데 힘없이 앉아있는 승준이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은 후회를 했다.
단체사진을 찍는데도 초점잃은 눈이 감겨 졸고 있는 것 같은 승준이가 금방이라도 탈진하여 쓰러질것만 같았다. 눈물을 감추며 바라보는데 단체사진촬영이 끝났다. 다른아이들 부모님들이 사진을 찍는다고 그대로 있으라고 하는데 1초가 10년은 되는 것 같았다. 얼른 달려가 데리고 와서 준비해간 꿀물을 마시게 했더니 두모금 마시고 민준이 형 줘야 한다고 두란다. 더 먹으라고 했더니
“민준이형이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요. 형 먹으라고 하세요.”
“집에가면 형좀 많이 놀게 해 주세요.” 한다.
준비해간 찹쌀도너츠와 김밥을 먹이는데 대장님도 배고프실거라고 저희들 먹기에도 부족한 김밥을 갖다 드리고 오는 민준이의 넉넉한 여유와 배려하는 마음을 읽으며 참 많이 행복했고 대견했으며, 흐뭍한 마음이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옆에 있는 앙상한 나뭇가지 같은 승준이 팔 다리를 만져보면서 병원으로 먼저 데리고 가야 할 것 같아 병원에 가자니 싫단다. 토요일 오후라서 병원 문도 닫았을 것 같아 집으로 와서 간단한 샤워를 시키고 먹고 싶다는 치킨 시켜 줬더니 조금 먹고 배부르다면서 자고싶다고 하여 옆에서 배 밀어주면서 재우는데 트림을 하지 않아 소화제 한알을 먹이고 재웠다.

늦은 저녁으로 삼계탕을 해 먹이고 그동안 편지보낸 것 읽어보게 한후 안경깨진 이야기, 모처럼 특식으로 나온 1줄의 김밥을 땅에 떨어트리고 울었다는 이야기, 발바닦에도 물집이 생겼는데 물집속에 또 물집이 생기는 이중 물집 이야기, 운동화를 뒤에오는 아이가 자꾸 밟아 발뒤꿈치에도 물집이 생겼는데 굉장히 아프더란 이야기, 모기 물린 이야기, 텐트가 부족해서 별동대는 밖에서 비닐만 깔고 잤는데 텐트에서 자는 애들이 부러웠다는 이야기, 엄마를 부르며 계속 울었다는 이름 같은 이승준의 엄마송 이야기, ...... 밤 깊은줄 모르고 긴긴 이야기를 하면서 뼈만 앙상하게 튀어나온 아들의 몸을 쓰다듬어 주었다.

잠든 아들 옆에서 말끔하게 써온 탐험일지를 보면서 ‘너무 힘들어 감각이 없었다’는 글을 읽을땐 눈물을 흘렸는데 ‘이런 곳에 보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문구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가끔가는 등산에서 휴대폰 하나 들고가는 것도 무거운데 아이들에게 배낭을 메고 650Km를 행군하게 한것엔 무리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먹는것도 굉장히 부실했던 것 같은데 비용을 좀더 받더라도 잘 먹이고 배낭은 차로 싣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맘 약한 엄마의 기우인가?.........

2003. 8. 22.
승준이 걱정에 잠못이룬 날이 많았는데 이제 기운을 차리는 것 같아 한시름 놓인다.
승준이에겐 너무 무리한 탐험이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인터뷰기사도 실리고 참 좋은 경험을 한것임엔 틀림없다.

민준 승준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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