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대 20대대 김장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을 우리 장주에게
엄마의 딸이면서도 아들인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장주를 생각하면 엄마는 지금 눈물이 핑 돈단다.
얼마나 힘들고 고단할지, 여기서는 밖에서 30분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덥고 숨이 막히는데 하루에 20km~30km씩을 걷고 있는 너희들은 어떨까 싶다.
부모원망도 많이 하고 날씨에 화를 내기도 하고 내려오는 언덕이 없다고 신경질도 내는 것은 아닌지.
이번에는 작년보다 더 나이도 먹고 컸을 테니까 덜 그러겠지?
엄마는 너희들이 오면 뭘 해 줄까 생각하고 있단다.
이번 일요일이나 다음 일요일에
1. 케러비안베이에 가서 놀기
2. 강원도로 레프팅하러 가기
3. 그냥 시원한 계곡에서 음식 해 먹고 놀기
4. 집에서 에어컨 틀고 비디오 보거나 게임하면서 ‘탱자 탱자’ 놀기
등등
뭐가 좋을까?
그나저나 우리 장주는 많은 생각을 하였을까?
네가 한 많은 생각들을 집에 와서 들려주기를 바란다.
이번 탐험에서 여러 유적이나 사적지를 둘러보고 설명도 해주시는데 이번에는 설명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
당부가 너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잘 들어야 한다. 질문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고.
이제 임진각에서 만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너무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너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장만해서 너희들을 만나러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요즘은 왜 이리도 시간이 안 가는지 모르겠다. 날도 더 더운 것 같고 우리 장주도 그러니?
장주야 네가 쓴 엽서에서처럼 네가 선택한 이 길에 끝까지 고군분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라며 도착하는 날까지 건강 유의하길.
2006. 8. 9
장주를 사랑하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