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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의 첫날은 어땠는지...

바다는 얼마나 깊고 푸르며, 하늘은 얼마나 넓은지...
너희들 맑고 호기심 어린 눈망울 위에 담긴 마라도와
하늘과 바다와 바람과, 그리고 그 밤의 빛깔을
아빠도 보고 싶어.

모든 것을 보고 싶어. 너희들이 보고 느끼는 것은 무엇이든지
함께 느끼고 싶어.
언제나 그랬었다.
아빠가 본 것은 무엇이든지 너희들에게 함께 보여주고 싶고,
아빠가 느낀 세상은 무엇이든 다 너희들에게 느끼게 하고 싶은 거야.

너희들은 내속의 또 다른 나이고,
나는 너희들속의 또 다른 너희들이고 싶은 거야.

이제는 아주 멀리서 너희들은
서있구나.
외로운 마라도 섬 끄트머리에서, 그 깊푸른 하늘 아래
칼바람을 맞으며 서 있구나.
거기 서서,
아빠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고, 아빠가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느끼고 있구나.

그래, 이제는 그래야 할 때가 된 거야.

아빠는 아빠의 세상을 보고,
너희들은 너희들의 세상을 보고 느끼는 거지.
그렇게 씩씩하게 바람을 맞으며,
너희들 스스로의 땀과 눈물과 에너지로,
너희들만의 고통과 기쁨, 좌절과 성취를 맛보며,
너희들 스스로의 길을 헤쳐가야 하는 거지.

아빠는 상상하고 있다.
여기서 너희들까지의 천오백리길...
산들과 시내를 건너고, 너른 들판을 가로지른다.
거친 겨울바다를 헤쳐 내달려 너희들에게로 가고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여기서 너희들까지의 그 멀은 거리를 달려간다.
그리고,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어림해본다.

거기 너희들이 있구나.
세상에서 가장 힘차고 빛나는 날개짓을 펼치기 위해
씩씩하게 어깨힘을 키우고 있는 거야.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들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백조로 성장하기 위해
꿈틀꿈틀 꿈을 틀어내고 있는 거야.

너희들의 대장정은 걸음걸음마다가 전부
아빠의 자랑이다.
아빠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도 항상 느끼고 있을께.
너희들이 내딛는 발걸음, 너희들이 내뿜는 뜨거운 입김을
느끼며 기다릴께.

조금 피로하고, 암담한 순간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작은 순간들까지도
미치고, 몰입하고, 즐기기 바래.

마라도 일출 보면서 무슨 기원을 했을까?
새해에는 우리 모두 행복한 일들만 있겠지?
재미있는 일정 되길 바란다. 안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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