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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07 13:07

길을 걷다가

조회 수 239 댓글 0
윤석아!

많이 지쳤겠다. 그리고 지겹겠다.
아직도 집에 갈려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겠다.
식사도 안맞을 거고, 잠도 가끔 설치겠네.

엄마는 여간 걱정이 아니다.
네가 너무 힘들겠다고,
옆에 있는 아빠도 어떻게 하면 너에게 힘이 될까 생각해 봤는데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가 않더라.
지금 네가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날들이
지나고 나면 너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은 분명한데
이런 얘기로 너에게 위안이 될 것 같지도 않고,
맛있는 음식과 오락프로그램같은 것이 좋기는 할텐데
그렇다고, 갖다 줄수도 없는 거고 말이야.

그래서 또다시 재미없는 얘기밖에 쓸게 없구나
사실, 너도 눈치챘겠지만
살아가면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 있거든.
그럴때, 자기 혼자 감당해야 하니까 외로워지지.
그러면서 남을 이해하게 되지. 저사람들도 힘들겠구나하고 말이야.
그게 사람들이 말하는 철이 드는 과정이다.

아빠는 기대한다.
너의 그런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네가 이 과정을 지나면 너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


다시 편지쓸께
그리고 그때는 재미있는 내용이 되도록 아빠가
준비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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