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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만 posted Aug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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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만아!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엄마는 왠지 팔 월 첫주만 넘어가면 여름이 다 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올해도 그렇구나.

현장탐험소식에 있는 내용을 보니 한 여자대원과 남자대원이
탈출을 시도했다는 것이더구나.
얼마나 힘들면 그랬을까 싶으면서도 조금만 참으면 고지가 저긴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같이 행군하는 대원들 사기도 꺾을 수 있고.

진만아!
엄마도 예전엔 단체생활이라는 거, 협력해야 한다는 거의 소중함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살았단다. '내가 내 것 잘 챙기고 다른 사람들은 자기 것 잘 챙기면 그게
서로 좋은 거 아니야!'하는 생각말이야.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더구나.
살아갈수록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많이 느낀다.

진만이가 경복궁까지 어렵더라도 참고 행군해야 하는 것은 너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함께 한 모든 대원들을 위해서이기도 한단다.

만약 진만이가 내 몸 내 마음대로라고 가기 싫다고 떼를 쓰고 한다고 해보자.
진만이 너야 너문제니까 하고 배짱부린다고 쳐도,
진만이 너를 함께 끝가지 데리고 가야 할 책임있는 대장님들의 마음은 어쩔 것이며,
안 그래도 힘든 많은 대원들이 그런 너를 보면서 굳게 했던 결심을 아이스크림 녹듯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는 행위란다.

여기서부터 너의 행동으로 인한 영향은 너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
호남대로 종주팀 모두에게 미치는 것이란다.

조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너의 행동이 대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넓은 생각을
갖고 옆에서 힘들어 하는 친구나 형들을 너의 그 유머로 위로하면서 함께 가렴.

엄마가 가끔 집에서 의욕 빠질 때 일부러 엽기적 행동을 해서 너희들을 놀라게 하고
엄마 자신의 내부도 놀라게 해서 게으르고 부정적 생각에 빠진 나를 건져내려고
하듯이
"한 번 해보자. 다 왔잖니? 우리 끝까지 같이 어려움을 이겨내자!"
하는 너의 힘찬 격려의 말은 동료와 너의 무거운 발걸음을 잠시라도 녹이는
청량제가 될 거야.

해보자!

엄마, 새로움이 좋더라.
그런데 새로움 곁에는 두려움과 고통 고생도 함께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닌다는 것을 나중에서 알았단다.

고생이 두렵다고 새로움과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을 포기할 수 없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