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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헌, 시인

by 아빠 엄마 posted Aug 0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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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헌짱 시인천재.

뉴스에서는 불볕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난 피서객이 올 들어 최고인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난리구나.
이런 더위에 탐사대원들과 우리 두 아들은 옛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국토를 종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불쌍(?)함 보다는 대견함이 먼저 앞서는구나.
처음엔 고생도 많이 했겠지만 차츰 여유를 찾고 있다니 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다.

엄마 아빠는 그동안 두 아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홈피에 들어와 부모님들과 대원들이 보낸 멜을 읽고 또 읽고,
그것도 모자라 얼마나 자주 사진을 들여다 보는지...
너희들이 탐사를 떠난 뒤로는 생활 자체가 되어버렸단다.

시헌짱 시인천재.
지금까지는 너희들의 마음이 약해질까봐 엄마 아빠의 애절한 심정을 전하지 못했는데,
오늘부터는 그런 마음을 적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드는구나.
왜냐하면 이젠 너희들이 고생에 많이 적응이 되었고,
모레쯤 제주도에 도착하면 지금보다는 쉬운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빠는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해지만 너희들을 보낸 것에 대해 많은 후회를 했었단다.
아빠 마음대로 결정을 해버렸고 통보해 버린
이기적인 합리화에 많은 화가 났었단다.
너희들의 의견을 듣기에 앞서 의지력을 키워준다는 미명 아래
아빠의 욕심만을 채운 것이 아니었나, 자책스럽더구나.
하지만 하루하루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더구나.
그리고 마침내는 그래도 잘 보냈다는 결론을 내고 말았단다.
너희들도 처음엔 아빠가 미웠겠지만 지금쯤엔 긍정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단다.

거닐면서 힘듦을 배우고,
산천을 지나면서 국토를 체험하고,
어울리면서 협동심과 인간애를 느끼고,
부족함에서 가정의 소중함을 알았으리라.

그것 몇 가지 만으로도 이번 탐사는 굉장한 사건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단다.

시헌짱 시인천재.
내일도 오늘처럼 아름다운 하루가 되길 바란다.

8월 2일

아빠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