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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걷고 또걸어서 점촌까지 왔다니 그만해도 장하다.
이제 그만 힘들면 니 짐을 내려놓고 도망와도 되건만
똥아는 절대로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거다.
왜?
넌 아주 꼬맹이일 때도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었으니까.

태어나자마자 죽을 고비를 넘기고 큰 수술까지 받았던 우리 똥아가
이만큼 건강해져 국토순례까지 하다니!
엄만 오늘도 수없이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날이 추워지니 걱정이 된다.
오늘밤은 엄마도 옥상에 텐트치고 침낭들고 올라가 잘까?
우리 딸하고 고생을 같이해야지 엄마만 따뜻하게 못 잘거 같구나!
날이 갈수록 엄만 걱정이 더된다. 자꾸 보고싶구.

문경새재 넘거들랑 도망와도 안때릴께 도망와라.
기왕 올려면 정현이 승현이 두섭이 다 꼬셔서 도망오거라.
혼자 오면 평생 너만 쪽팔리니까 혼자서는 절대 오지 말구.

똥아야! 무지 사랑한다.
경복궁에 초코파이 가지고 나갈께. 그때 보자.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서는 다녀와서 우리 밤새 얘기하자꾸나.
오늘은 동아 꿈을 꿔야겠다.
잘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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