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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雲 - 11 : 까르페 디엠!!

by 양풍운 posted Jan 3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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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아들, 풍운아!!!

정오가 가까워지는 시간이니까 유럽은 새벽 4시쯤 되겠구나.

모두들 새벽 잠에 깊이 빠져 쌔근쌔근 코를 골며 단잠을 자고 있겠지.

이곳의 뉴스에는 유럽의 여러 지역에 폭설이니 뭐니 해서 열차가 묶이고 도로 상황이 악조건이고.... 등등의 영상이 TV에 나온다.

너희들 일정에 많은 장애가 되지는 않을런지.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강탈이후, 19세기 제국주의의 식민지 강점 이후 오늘날의 백인 유럽이 막대한 국부를 축적하여 선진열강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환경이 망가지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까지 진행되어 흔히 말하는 기상이변이니 뭐니 하는 업보를 받게 되었다.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멀리 유럽을 배우러 간 너희들에게 그 악독한 열강들이 저지른 지구학대의 결과로 나타난 기상이변이 빗겨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로 12일차.

막바지 유럽 탐사가 기상 조건으로 지장을 받아서는 절대 안될텐데....

여기는 해가 쨍쨍하고 포근한 날이 연이어 계속되고 있다.

다른 부모님들 글을 보니 음식 적응이 잘 안되는 대원들이 있는 모양이구나.

여행에서는 먹는 즐거움도 별난 것인데,

식사는 꼬박꼬박 잘하고 있는지 몸 컨디션은 괜찮은지 배낭은 가리구치지 않는지 걱정이 들면서도,

매사에 과묵하고 인내하는 우리 아들이기에 한편으로는 애써 마음을 다스린다.

이제는 서서히 아들이 돌아올 날이 카운트 다운되기 시작한다.

[ 죽은 시인의 사회 ]에서 죤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한 말 들려준 것 기억나니?

<까르페 디엠> -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라.

나중에 다시 유럽을 가볼지언정, 지금 오늘 그 자리에서 다시 떠오르는 태양처럼 싱싱하게 시작하는 거야.

아침 든든히 먹고 배낭끈 다잡아 메고 오늘도 힘찬 하루 일정을 기원한다.

유럽의 날씨가 원망스러운 엄마가

보고싶고 사랑스러운 내 아들 풍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