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횡단

울근민에게

by 이근민 posted Jul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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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하얗던 아기가 어느새 이렇게 커서 국토횡단을 떠났구나.

그러고보니 근민이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는 건 처음이네.

이제 시작이겠지?

 

버스에서 인사하고 돌아서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래도 홀로서기의 첫걸음을 내딛는 네가 자랑스러웠단다. 어려서 국토횡단을 떠나는 형아를 보며 "나도 크면 가는거야?" 했던 그 꼬마가 이제는 그 때의 형아 나이가 되어서 그 길을 씩씩하게 떠나는 것을 보니 대견하기도하고 더이상은 엄마의 꼬마가 아니었기에 섭섭하기도 했단다.

 

서울은 서프리카라 불릴 정도로 무척 덥단다. 그래서 가끔은 할머니 병원으로 피서를 가지. 어제는 가보니 삼촌들도 와있었고 동주형도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과자를 사가지고 와서 더위를 식히고 왔어. 더위 덕분에 온 가족을 다 보게 된 할머니는 아픈것도 잊으시고 좋아라하시는데 네가 없어서 섭섭해하시더라.

 

오늘 냉장고 안에 며칠 째 우유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근민이의 부재(없음)를 느낄 수 있었단다. 네가 없으니 집안이 너무 조용하구나. 이젠 너의 패션쇼와 전쟁놀이, 네가 틀어놓은 음악소리가 그리워지네.

 

지금 독도에 입도했다가 울릉도로 돌아간다는 대장님의 메시지를 확신했어.

대단한걸. 운이 좋아야만 입도할 수 있다는 독도에 드디어 발도장을 찍다니...

나중에 돌아와서 독도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의 느낌이 어땠는지 얘기해주렴.

 

그럼 이제부터 고된 국토횡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거네.

힘들어도 잘 이겨내고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져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