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종단

3연대 아림이에게

by 아림이 엄마 posted Aug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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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차 일정을 잘 마무리 했겠지...마지막 밤이라 아직은 잠들지 않았을 것 같네

오지 않을 것만 같던 8월 9일이 드디어 내일이네...실감이 나질 않는구나 하루하루 맘 졸이며 탐험소식을 기다리던 날들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버리다니...참 시간이란게 쏜살 같지~?

우리 아림이 하루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어서 만나서 들어보고 싶네...직접 만나서 재밌었다고 넘 즐거웠다고 얘기듣고 싶구나.아림이가 매번 똑같이 반복되던 방학이 아니라 국토대장정에 참가해서 특별한 방학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면 좋겠어. 낯선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날마다 새로운 환경들을 접해보고 겪어보는...비록 고향을 떠나 가족이랑 떨어져 있지만 외롭지만은 않은...엄마는 아림이가 이런 특별한 경험들을 많이 해보길 바란단다. 앞으로 크면서 더 새롭고 재밌고 좋은 경험들을 많이 하겠지만 아림이 인생에 큰 획을 그을만한 경험이지 않을까 싶어. 열두살...아직 적은 나이지만 결코 어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단다. 금방 스무살, 서른살이 될거야...그리고 엄마처럼 마흔도...다들 초등학교 6년은 길지만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은 금방 가버린다고 해...우리아림이 어느새 5학년, 초등학교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고, 사춘기도 곧 올테지...국토대장정에 참가한 언니 오빠들 중학생들이 제일 많았지~  한창 사춘기에 예민하고 호기심 많고 재미난것도 많고 제일 즐거운 시절 같아. 엄마도 중2가 젤 좋았던 것 같아. 그때 친구들이랑도 제일 친하고...아림이 언니 오빠들 어때 보였어~ 아림이도 그나이에 보냈으면 덜 힘들고 더 재밌기도 했을 거야... 그런데 엄마는 어린 아림이를 보냈지...조금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조금 일찍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던 건데 엄마 원망했으려나...그랬다면 미안해 아림아...엄마가 좀 많이 엄마 생각대로 해버리지...이번에 느낀건데 아림이한테 많이 미안하고 앞으로는 아림이 의견을 많이 물어보려고 해...엄마 생각이 아닌 아림이 원하는 대로 하려고 노력할게...아림이 보내고 나서 주변에서 다들 아림이가 너무 착해서 엄마가 가라고 간거래~ 다른 애들은 아무도 가려고 안한다고 하잖니...우리 아림이가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딸이었던거야...엄마가 조금 잊고 살고 있었어...이것도 많이 미안해...

엄마가 어릴때 이런 경험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얘기를 해줄게. 엄마가 어릴적 갔던 캠프 중에 아직도 기억이 나는 캠프가 있는데, 사실 단편적인 기억이야...

초등학교 그땐 아람단이라는 써클 동아리가 있었어. 6학년 때 전국적으로 아이들이 모이는 캠프도 갔었지만 그건 억이 잘 안나...그런데 학교운동장에서 하룻밤 야영한 적이 있어...그때 너무 재미있어서 아직도 기억이 난단다. 엄마도 크게 튀는 아이도 아니었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안 좋아했지...그때 6학년이다 보니 조장으로 조원들이랑 장지자랑을 해야했었는데 아마 지금의 아이돌같은 그룹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단다. 닥치면 다 하게 돼있나봐.

그리고 젤 좋았던 기억은 중학교 2학년 때 였어. 그땐 우주소년단이라고 이었는데... 깊은 산골로 야영을 갔었던거 같아.  체험들도 너무 재밌고 언니 오빠들도 너무 잘해주고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깜깜한 밤 별보기, 썰매 만들어 타기, 캠프파이어, 그리고 그때 선생님 중 한 분이 유명가수의 형이었던 거야.그 가수가 와서 기타치며 노래를 부르고 따라 부르던 그 밤은 아직도 생생하단다. 아직도 그 노래 들으면 그 날이 생각나...

그 뒤로 몇번의 수련회나 대학 엠티 등 갔었지만 그 어린 시절처럼 기억나는 추억은 없었단다.

이런 즐거운 기억들이 살면서 힘들 때 큰 힘이 되어 주는 것 같아. 엄마 아빠가 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거 잘 알고 있지~ 알아주면 좋겠어.  그 추억들이 쌓이고 쌓여서 우리 아림이 인생에 튼튼한 울타리가 되길 바란단다. 이제 열두살 우리 아림이 앞으로 얼마나 많이 기억들이 쌓이고 좋은 추억들이 만들어 질지...엄마가 더 기대 된단다. 화이팅 아림~~!!!

이제 만날 날 12시간정도 남았네...지금도 아림이 만날 생각에 설레지만...새벽 일찍 출발하면서 두근두근 할 것 같아. 우리 모두 즐거운 꿈 꾸고 최고로 편안한 잠을 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