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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팔
2012.02.23 20:29

20120221_룸비니

조회 수 124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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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_3685.jpg 100_3700.jpg 100_3711.jpg 100_3727.jpg 100_3734.jpg 2012. 2. 21.

어젯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잔 덕분인지 아침이 더욱 맛있습니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숙소 앞으로 온 버스에 탑승합니다.

현지인들과 함께 아슬아슬한 낭떠러지 옆에 난 길을 달리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추억합니다. 특히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경험인 트레킹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떠오릅니다.

네팔인들 중에 생김새가 우리들과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동자,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며 가족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또한 신호등과 차선이 없음에도 각자의 질서로 움직이는 차와 자전거들을 바라봅니다.

휴게소에서 식사 후 후식으로 과일도 사먹습니다. 버스는 달리고 또 달려 경유지인 비루야니에 섭니다. 나무판 위에 간식을 올려놓고 파는 상인들, 정류장 주위의 시장과 북적이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영화속 한 장면처럼 들어옵니다.

부처의 탄생도시인 룸비니는 초입부터 신비스런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릭샤로 오늘의 숙소인 대성석가사에 도착합니다. 한국인 스님들께서 환영인사를 해주십니다. 우리 음식과 온돌이 있어 마치 고향에 온 듯 한 느낌입니다.

네팔의 마지막 밤은 차분하게 흘러갑니다. 내일은 인도로 넘어갑니다.

정구현 대원

탐사 일주일 경과. 포카라를 지나 룸비니에 도착했다. 저번 카트만두-포카라 이동 때만큼이나 기나긴 여정이었다. 덕에 하루 종일 이동하고도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한 상태다,

토스트 한 개만 대충 씹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무슨 꿈을 좀 꿨지만 푹 잤으니 제쳐두고.
창문 밖에 비치는 네팔의 거리는 평화롭지만, 동시에 지루하다. 거의 일관된 패턴으로 반복되는 작은 마을-논-숲 풍경.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디가 어디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이놈의 난폭 운전, 역시 적응 불가다. 뭔 놈의 버스가 그리 덜컹대는지. 어깨, 허리, 다리 온 몸 죄다 아픈 건 둘째치더라도 도대체 잠을 잘 수 없다. 상황이 이러니 신비롭게 울리는(?) 네팔 음악조차 달갑지 않고.

가장 행복했던 때는 단연 과일을 사고 난 직후다. 평상시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바나나에 청포도, 오렌지 따위 과일들이 어찌나 맛있어보이던지. 나중에 보니 바가지 약간 먹기야 했지만(원래 약 한 개 10루피, 바가지는 20루피) 일단 그 순간의 새콤함은 참. 생각해보면 바가지 먹어도 싸긴 싼 거다.

중간에 갈아탄 버스에서는 잠시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있었다. 네팔 대학에서 학생 겸 선생으로 생활하고 있는 네팔의 엘리트. 두꺼운 책을 들고 멋있게 콧수염을 기른 그는 비스트 노래를 좋아했고 쾌활했다.
그런 이들이 네팔의 희망으로 당당히 서 있기에 네팔리들의 웃음이 계속되는 것 아닐까.

아무튼 지금은 대성석가사다. 릭샤 타고, 절 공양밥까지 목구멍속에 밀어넣고, 등목하고, 기분 좋게 일지를 쓰고 있다. 빨래까지 끝냈다.
이제 머리 말리고 이만 닦으면 모든 게 끝난다. 일주일도 안 남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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