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한강종주] 9일차 - 남은 시간을 즐기자

by 탐험 posted Jul 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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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조금 이른 6시 기상. 오늘도 어제처럼 행군 일정이 거의 없고 노는 일정뿐입니다. 대원들은 3일이나 행군을 거의 하지 않고 계속 놀게되자 마음이 편한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편한가 봅니다. 3일이나 편히 놀고 쉬었으니 남은 4일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행군을 하게 될지가 무섭다고 말하네요. 대략적인 일정을 알고 있는 대장님들은 그 말을 들을때마다 그저 웃기만 합니다. 대원들이 생각하는 바가 맞기 때문이죠. 내일부터 야간행군으로 30km, 모레는 40km를 걷습니다. 오늘까지만 대원들은 관광을 즐기고 내일부터는 또 다시 긴 행군을 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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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일부터 행군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대원들은 내일일은 내일가서 생각하자는 마인드로 기분좋게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하고 아침을 먹습니다. 세경대에서 크게 배려해준 덕분에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은 대원들이 좋아하는 음식들만 나온것 같네요. 어제는 돈까스, 오늘은 아침부터 감자튀김이 나와 대원들의 입에서 “오! 우와!” 소리를 연발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감자튀김 더 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말은 거의 모든 대원에게서 나왔구요.ㅎㅎ 아침을 먹고 간단히 물병과 썬크림만 챙겨 관광을 하러 길을 나섭니다. 첫 번째 관광지는 청령포인데 세경대에서 약 4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삼일동안 행군을 하지 않고 내일 갑자기 30km를 걷게되면 근육이 놀라거나 다치는 대원이 있을까봐 오늘 조금이나마 근육을 풀어주고자 청령포까지는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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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도 없고 날도 좋으니 대원들이 잘 걸어주어 한시간만에 금방 청령포에 도착했습니다. 청령포에서 단종의 유배지가 있는 섬으로 가기 위해 강을 건너는 배를 탔는데 1분도 안 되는 거리라 배멀미를 하는 대원은 없었습니다. 배를 타니 어제 래프팅한 생각이 나는지 단종 어소에 도착할 때까지 래프팅 얘기만 줄곧 하네요. 단종 어소에 도착해서 영월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거 때문에 피곤한지 조는 대원도 몇몇 있지만 해설사가 재밌게 설명을 해주어 대부분의 대원들은 설명을 귀담아 듣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고 곧바로 단체 사진과 연대별 사진을 찍었습니다. 처음에 검룡소에서 단체 사진을 찍을 때는 우왕좌왕하여 거의 30분이 걸렸는데 지금은 5분도 안되어 각자 자리를 찾아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확실히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니 대원들이 행군하는 것이나, 사진찍는 것, 밥 먹는 것 등등 국토대장정의 일정에 익숙해졌나 봅니다. 시간이 없어서 청령포를 모두 둘러보지는 못하고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 때 걸터앉아 쉬었다는 관음송 앞으로 가서 개인사진을 찍었습니다. 많은 대원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니 사진을 찍는 대원은 제대로 포즈를 못 취했는데요, 이를 보고 대장님들이 제각각 개성있는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습니다. 대장님들의 개성넘치고 웃긴 포즈를 본 대원들은 그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나름대로의 포즈를 생각하여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찍네요. 100_0498.jpg

 

청령포 관광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장릉으로 갔습니다. 장릉은 단종의 능인데요, 청령포에서 유배생활을 한 단종이 묻힌 곳입니다. 장릉에서도 문화해설사가 설명을 해주는데 슬슬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른 대원들은 제대로 듣질 않습니다. 그래도 관광은 해야하니 설명을 다 듣고 직접 장릉을 보러 계단을 올라갑니다. 구경을 다 하고나서 배고픈 대원들을 이끌고 근처 공원 그늘로 찾아갑니다. 취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오늘의 점심은 간단한 도시락입니다. 오랜만에 도시락을 먹어보는 대원들은 소풍나온 기분이라며 밥을 싹싹 긁어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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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나서 바로 버스를 타고 숙영지를 향했습니다. 내일부터 야간행군이지만 실제로는 오늘 12시를 지나 새벽부터 야간행군을 해야하기에 일찍 숙영지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대원들을 재워야 했기 때문입니다. 대원들은 버스를 타자 무엇보다도 시원한 에어콘에 열광하며 이내 잠이 듭니다. 한시간 반동안 버스를 타고 중원 학생 야영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야영장이라 그런지 규모도 크고 수돗가도 많아서 딱 빨래 하기 좋다 싶어 즉시 대원들이 직접 빨래를 하게 했습니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빨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길게 시간을 주지는 못 했지만 대원들은 신공을 발휘하여 비누로 빨래를 싹 하고 햇빛에 빨래를 말립니다. 이 정도 햇빛이면 오늘 안으로 빨래가 말라서 내일이면 대원들은 뽀송뽀송하고 좋은 향기가 나는 옷을 입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빨래를 마친 대원들은 바로 샤워를 하러 갑니다. 오전에 한시간 밖에 행군을 하지 않았지만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이라 샤워를 하고 나니 상쾌하네요. 샤워가 끝나고 대원들이 대원일지를 쓸 동안 밖에서는 저녁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메뉴는 떡갈비!! 대원들이 또 열광할 일이 생겼네요. 인스턴트도 아니고 취사 대장님이 직접 만든 떡갈비인 만큼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 야간행군을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대원들을 재워야 하기에 숙영지에 도착하고 나서 빨래, 샤워, 식사가 신속하게 이루어 졌습니다. 대원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다 끝내고 나니 7시입니다. 아직 밝을 때 자려니 기분이 이상하긴 하지만 대원들은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곧 잠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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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 9일째. 어느덧 13일의 반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제 남은건 4일뿐. 길게 생각하면 길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대원들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제법 행군도 잘 하고 단체생활에도 익숙해졌으니 남은 시간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요^^*

 

이상 일지대장 강희경, 사진대장 김도완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