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한강종주] 7일차 -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by 탐험 posted Jul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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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인 7시의 기상!! 대원들은 어제보다 무려 두 시간이나 더 잤습니다! 이렇게 늦게 일어날 수 있었던 까닭은 대원들이 걷는데에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오늘의 코스는 등산이기 떄문입니다. 산에는 나무가 빽뺵하니까 아무리 해가 높이 떠도 충분히 그늘이 져서 대원들이 걷는데 무리가 없으니 굳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걸을 필요가 없겠죠.^^

 

대원일지에 적혀있는 13km의 거리를 보고 대원들은 평소 걷는 것의 반밖에 걷지 않는다는 사실에 신이 났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대장님이 거리는 짧더라도 산이라서 오르막이 있을테니 힘이 들거다 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이미 13km이라는 짧은 거리를 본 대원들은 그 소리가 들리지도 않고 마냥 신나기만하나 봅니다. 아침을 먹으며 계속해서 오늘의 산행이 일찍 끝나면 무엇을 할 지 얘기하느라 바쁩니다.

 

행군의 거리가 짤은 소식만으로도 기쁜데 한 가지 더 기쁜 소식은?! 바로 어제처럼 가방을 빼준다는 것!! 오직 물통과 썬크림만 챙기고 가뿐한 몸으로 백운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백운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고 산 앞에 도착하자마자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난하게 이어지던 길이 갑작스럽게 험해지고 대원들의 숨소리도 점점 거칠어집니다. 산세가 험해 대원들이 다칠염려도 있어서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을 따로 뽑아 선발대로 세우고 대원들이 미끄러질법한 장소나 혼자 올라가기 힘든 곳에서 대원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선발대가 산의 장애물에서 대원들을 지킬동안 대장님들은 대원들의 앞뒤로 걸으며 힘들어하는 대원들을 격려하고 이끌어줍니다. 행군 거리가 짧다고 좋아했던 대원들의 입에서 금방 불평이 튀어나오네요. 하지만 불평을 하면서도 대원들의 행군 속도는 일정합니다. 우리의 대원들이 5일간의 행군을 통해 드디어 국토대장정에 알맞은 체력이 길러졌다는 증거라고 보고 싶네요.ㅎㅎ 한시간 가량 험한 길을 올라가니 쉬는 곳이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백운산쪽을 흘러가는 동강과 강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푸른 산이 장관을 이룹니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치면 섭하겠지요? 카메라 대장님이 곧바로 연대 사진과 개인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대원들은 험한 길을 올라오느라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밝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여행이든 뭐든 남는건 사진이란 걸 대원들도 잘 아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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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이제 오르막을 다 걸었으니 내리막을 갈 차례입니다. 오르막을 걸을 때에 비해 내리막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걸어갑니다. 여유가 생긴 대원들은 또 다시 재잘재잘. 이번의 주요 화두는 내일 할 래프팅과 이제 남은 날이 6일뿐이라는 것입니다. 래프팅과 래프팅이 끝난 후에 할 물놀이에 대해서는 모든 대원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첫 번째 오티 이후로 두 번째 물놀이라 대원들은 물놀이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지 연신 싱글벙글입니다. 요즘처럼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물놀이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몸이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대원들의 얼굴에 싱글벙글한 표정이 생긴 이유는 또 있습니다. 이제 남은 날이 6일 뿐이라는 것이죠. 이 말을 하자 대원들은 벌써 칠일이나 지났다는 사실을 놀라워하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간다고 얘기하네요. 첫 날 만났을 때 십삼일을 어떻게 버티냐고 징징거리던 대원들의 모습이 선명한데 말이죠. 처음에는 국토대장정에 또 다시 오는 아이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던 대원들도 어쩌면 다음 국토대장정 행사에 또 올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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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다 내려오니 한 동굴 체험 학습장에서 맛있는 점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오티 때 나왔던 주먹밥이 오늘의 점심! 당연히 주먹밥에 들어간 재료는 다릅니다. 저번에는 참치주먹밥이였는데 오늘은 햄김치주먹밥입니다. 대원들의 반응을 보니 햄김치주먹밥이 더 인기가 좋네요. 원래 주어진 것은 일인당 두 개의 주먹밥인데 주먹밥을 맛 본 대원들은 서둘러 주먹밥을 다 먹고 더 받으러 옵니다. 나중에 대원들에게 들어보니 최대 많이 먹은 대원은 주먹밥을 무려 다섯 개나 먹었다고 합니다. 역시 행군은 대원들의 입맛을 크게 돋구어주네요. 특히 오늘처럼 험한 길을 올랐을 때는 더더욱이요. 주먹밥으로 배를 채운 대원들은 슬슬 심심한지 날씨가 매우 더운데도 불구하고 뛰어다니며 놀기 시작합니다. 대장님들은 더위에 지쳐 가만히 대원들을 바라만보고 있는 반면 대원들은 온 체험 학습장을 누비고 다닙니다. 두시간 넘게 산을 타고도 땡볕아래 뛰어다닐 기운이 남아있나 봅니다. 뛰다가 지칠때 쯤 대장님들이 대원들을 진정시키고 조금 쉰 뒤 다시 산에 갈 준비를 합니다. 오전에 걸은 산 말고도 하나를 더 타야 숙영지에 도착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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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산은 길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길 전체에 풀이 자라있어 미리 몇몇 대장님들이 가서 풀을 잘라놓았습니다. 풀을 정리해놓긴 했지만 길 옆에 있는 풀까지는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걸을 때 큰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자칫하면 대원들의 키만큼 자란 풀에 살이 베거나 풀독이 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주변에 풀이 무성해서인지 대원들이 바짝 긴장을 해서 백명이 넘는 인원이 산행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산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대원들과 대장들 모두가 조심조심 산을 걸어온 덕분에 모든 사람들이 무사히 산을 벗어났습니다.

 

산을 벗어나니 많은 펜션이 보입니다. 오늘의 숙영지가 펜션이라는 것을 알게 된 대원들은 환호의 소리를 지릅니다. 체육관이나 야외보다는 펜션이 더 편하다는 것을 대원들도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땀에 쩔은 몸을 샤워로 씻어냅니다. 샤워를 하고 나니 금방 샤방샤방 모드를 보여주는 대원들입니다.^^* 샤워 뒤 원기보충을 위한 저녁식사~!!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오늘 중복인데 아들딸들이 삼계탕도 못 먹고 고생하겠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텐데요, 걱정마세요. 오늘의 저녁은 아이들이 보자마자 환호의 도가니가 되도록만든 삼.계.탕.입니다.ㅎㅎ 오늘 환호성이 여러번 들리는 즐거운 날이네요. 삼계탕은 연대별로 나누어 먹었는데 한 연대당 무려 네 마리의 닭이 배식됐습니다. 모든 연대원들이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었는데 양이 너무 많았는지 오히려 식사 말미 즈음에서는 더 이상 먹지 못하겠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행복한 비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네요^^ㅎㅎㅎ 배식된 삼계탕을 깔끔히 다 먹고나서 대원들은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평소보다 숙영지에 일찍 도착하기도 했고 텐트를 칠 필요도 없으니 자연히 대원들의 취침 시간이 늘어납니다. 대원들이 빨리 이 사실을 깨닫고 앞으로 남은 육일의 행군을 했으면 좋겠네요. 어머니, 아버지, 육일만 참으시면 좀 더 성숙되고 자립심을 키운 자녀를 만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 때까지 안심하고 기다려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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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일지대장 강희경, 사진대장 김도완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