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연맹소개 > 2011년 탐험소식  
어제 밤, 신나게 장기 자랑을 마친 아이들은 지쳐 잠들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잠을 청한 아이들은 잠을 자면서도 무슨 꿈을 꾸는지 입가에 미소 가득이었습니다.

잠버릇으로 중얼 중얼 혼잣말하는 아이도 있고,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앉아 그대로 조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낮에는 그렇게 왁자지껄하던 악동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새근새근 자는 아기들만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의 발걸음은 문경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내일 가는 문경새재를 미리 언급하며 소란스럽습니다. 문경새재는 대장님들이 힘들다고 꼽는 코스 중에서도 코스인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미리 겁먹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김칫국부터 마시기! 문경새재를 넘는 것은 내일의 일정이고 오늘의 일정은 따로 준비 해 두었습니다.

점촌에서 문경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그 동안 행군했던 길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한라산을 시작으로 하여 우리 걷던 길의 대부분은 산길이었습니다. 많은 나무와 여러 가지 야생초들을 보며 흙의 냄새와 숲의 향을 맡으며 걸었고, 너무나 발전해 버린 탓에 고속도로 길을 재미없이 걸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걸었던 길은 강을 끼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안쪽에 있는 강을 향해 산의 능선들이 모두 모아 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넓디넓고, 높디높은 능선에 언제 내린지 모르는 눈들이 아직 남아있어 하얀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멋진 광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추운 날씨에 흐르던 물은 시간을 잊은 채 꽁꽁 얼어 멈추어 버렸습니다. 아이들도 이런 자연에 반해버렸던 것일까요? 바쁘게 행군을 하는 도중에도 잠시나마 풍경에 빠져보았습니다.

아이들은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총대장님의 안내로 강 근처로 내려갔습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 앞에 섰습니다. 총대장님이 준비한 일정은 냉수마찰이었던 것입니다.  

대장님의 이 한 마디에 아이들은 강물처럼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술렁거리며 정말일까? 정말로 냉수마찰? 하면서 쑥덕쑥덕 거렸지만 이미 결정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꽁꽁 언 강물 탓에 냉수마찰이 아닌 얼음마찰을 하기로 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여자 아이들은 얇은 티셔츠 차림 이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뽀얀 살을 오들오들 떨면서 대장님이 어떤 말을 하실까 집중 했습니다. 혹시나 감기에 걸리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체조와 운동을 했습니다.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 할 때쯤 얼음 위로 몸을 맡겼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얼음물에 세수하고 남자 아이들은 얼음과 한 몸이 되어 버렸습니다. 처음엔 못 하겠다고 소리 지르던 아이들이 어느새 얼음 위에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겨 달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얼음과 하나 된 사진을 각자 남기고 나니 몸에서 열을 더 만들어 내는 것 같았습니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난 우리들은 점심밥을 먹은 뒤 다시 행군을 이어갔습니다.

다음으로는 고모산성을 방문했습니다. 연대별로 모여 고모산성을 둘러보려 성곽에 서니 한 눈에 훤히 보이는 광경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가 한 마을을 조망하고 있는 듯 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그 시대 기술로 어떻게 이런 튼튼하고 멋진 성곽을 만들 수 있을까 감탄했습니다. 조형적인 구조며 투박하지만 섬세한 실루엣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가져가 버린 듯 했습니다.

이렇게 잠시 눈과 마음을 자연으로 달래고 걸었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작은 초등학교가 나왔습니다. 행군 중에 쉬는 시간을 이용해 조금 특별한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보내주신 편지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대장님들은 아이들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습니다. 분명 반가워 할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부모님의 소식을 들을 아이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

총대장님은 부모님들이 너희를 일부러 힘든 곳에 보내시긴 했지만 더 많이 걱정하고 마음 졸이고 계신다며 아이들에게 편지를 나눠두기 전, 좋은 말씀들을 전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편지를 받아들고는 조용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부모님을 보고 싶어 했는지 아시나요? 가족도, 집에 있는 강아지도, 집에서 하던 일상생활들도,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함을 느끼고, 배웠던 아이들에겐 짧게나마 보내주신 편지에 마음을 위로 받았나 봅니다. 눈물을 보이는 아이도 있었으며, 애써 참으로 꾹 눈물을 삼키고 웃어 보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분명 아이들도 부모님들이 보내주시는 따뜻한 사랑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간식이 나오자 금세 왁자지껄 해지긴 했지만요.^-^


아이들의 빨라진 걸음 덕분에 숙영지에 가장 빨리 도착한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은 얼음 덕분에 차갑게, 부모님 사랑에 뜨겁게, 그렇게 하루 동안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어떤 드라마에 나온 대사 처럼 사람의 온도가 36.5도인 이유는 그만큼 뜨거워질 이유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모르는 것이 더 많지만 어쩌면 앞으로 더 뜨거워질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너무나 따뜻한 일지 : 김은진 대장이었습니다.
  • 이주원 2011.01.15 00:01
    너무나 하루일과를 실감나게 표현해 주심에항상 감사드려요!!!
    오늘 일지는 저 또한 감동에 눈물이 흐르네요..
    지난해에 얼음 찜질사진을보고 울 아들이 걱정했는데
    사나이로써 잘했으리라 믿어요...
    유난히 추위를 많이탔는데 ...
    오늘도 좋은 꿈꾸고 잘자 ~~~♥♥♥^^
  • 김도웅 2011.01.15 11:58
    우리 아이들이 오늘하루를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할 값진 경험과
    뜨거운 감동을 느낀 하루였네요...
    유난히 차가운 이 겨울을 우리 아이들은 유난히 따뜻한 뜨거운 겨울로 기억속에 남을겁니다.
  • 김은경 2011.01.15 00:48
    은경아~체력이 좋아진거 같다니 좋구나 부모님 걱정할까봐
    한말이라도 말야... 울딸~은 속이 깊으니까 ....
    아빠생신은 울딸이 부재중?..^^ 이어서 간단히 했다
    아빠는 니가 기억하고 사랑합니다란 편지에 감동 ~~~
    아빤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은경인 알거야 ...
    중요한 시간들 헛되이 보내 훗날 후회 되지 않도록
    하기 싫은데도 하게되는 말이 잔소리가 되어지는 것을.....
    사랑하는은경! 가장 긴~떨어짐의 시간들이 아빠엄마도
    우리가족 모두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들이 되는구나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자꾸나 사랑한다!
    낼도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렴
    ★김은진 대장님의 일지를 보곤 안심하며 잠들수 있음에 감사해요
    어쩜 ~생생히 라이브를 접하듯 아름다운 글솜씨에 감탄하곤 합니다.은경이을 비롯해 우리대원들~ 대장정의 시간들이 결코 고생 스럽지만은 않은 날들이였음을 일지을 보며 확신합니다
  • 오승엽 2011.01.15 01:27
    오늘 우리 아들 많이 힘들었겠는데?
    얼음마찰도 그렇고, 편지 전달식 때는 더 그렇고....

    오늘 편지 받지 못해 많이 섭섭했겠다.
    입이 열개라도 아빠는 할 말이 없다.
    대신 너 돌아오면 해달라는 것 아무거나 한가지는 반드시 들어줄께. 먹는거나 입는 거 뭐 이런거 말고 좀더 큰, 그런걸로...^^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힘내고, 경복궁에서 보자.
    만사 제쳐놓고 우리 아들 보러 ktx 타고 올라갈께...
  • 하예슬 2011.01.15 04:59
    음~~~
    최선을 다하는 대장님,우리의 든든한 아들,딸
    오늘도,내일도 무탈하게 go go~~~~
    꿈속에서 엄마,아빠,그리고 식구들만나 편안한밤 보내고
    특히 예슬 몸부림 치지말고, 이소리내지말고.....
    오늘도 힘! 힘! 힘!
  • 장효준 2011.01.15 08:09
    오늘인가요? 문경세재를 넘는 날이. 우리 가족끼리 여행가서 걸어보고 싶던 길인데... 우리 준이가 먼저 걸어왔군요. 정말로 하셨군요. 냉수마찰!!!! 하, 이제 군대가는 것도 겁내지 않을 듯. 오늘은 일기예보가 장난이 아닌데 어린 아이들 볼이 얼까봐 걱정이 돼네요. 작은 영웅들 화이팅!!!
  • 김신희 2011.01.15 10:54
    매일 보는 사진들도 작품이 따로없고
    매일 읽는 따뜻한 일지도 한줄한줄 최고작이 따로없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 김기현 2011.01.15 12:21
    얼음위에서 어떻게 했을까? 기현이 몸과 얼음이 하나가 되었을까? 그 모습이 참으로 궁굼하네~ 기현이는 평소에도 눈네리는 모습을 좋아했는데 웃통을 홀딱 벗고 얼음 위에서 좋아했을까? 아하~ 아마도 굉장히 좋아했을꺼야, 그 이야기를 꼭 해주기 바란다. 기현아, 기현이 글을보고 기분이 좋았다. 기대된다. 힘차게 올라오거라
  • 박수언 박승연 2011.01.15 14:14
    사진을 보다가 일지를 먼저 읽어봤는데 가슴이 뭉클하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편지를 더 많이 쓸 걸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수언아! 승연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조금만 더 힘을 내렴
    사랑한다 우리 딸들!!!
  • 김대현 2011.01.15 18:50
    드디어 엄마가 바라던 냉수마찰할 시간이 됐군 아쉽네 얼음마찰로 바꿔서 체험을 했는지 궁금해 영상편지 보낼때 마찰은 했는지 편지봤는지 진짜로 견딜만한지 말해줘 . 끝가지 파이팅!
  • 박상형 2011.01.15 19:11
    상형아 할머니다 자랑스런 우리상형이 많은추억을 남기고 건강하게 돌아와서만나자 대장님의 말씀 잘 듣고 동료대원과도 잘 지내고 있지 자랑스러운 영웅들위해서 할머니는 날마다기도하고 있단다
  • 김민수 2011.01.15 21:35
    날씨 되게 춥던데;;고생이 많네ㅠㅠㅠ많이 춥지..?에고...그래두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깐 힘내구!!!!ㅎㅎㅎ내가 오빠보자마자 안아줄까...?그랴 안아주지모ㅋㅋㅋㅋ근데 오빠 진심 보고싶네ㅇ_ㅇㄱ그니깐 빨량와야대
  • 박경준 2011.01.15 22:28
    경준아!!!! 엄마야!! 울아들 웃통벗고 아주 멋지게 웃네~~~ 니가 웃으니까 엄마가 안심이된다. 오늘 날씨 완전 살을 에이듯 추운데... 고생이 많다 한순간순간 열심히 앞만 보구 가는 거야. 화이팅!!! 사랑하고 사랑한다.^^ 참 대장님들도 추운데 고생이 많네요 아이들 인솔하느라 힘 많이 드시죠 기운네시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이정호 2011.01.17 11:18
    작년 냉수마찰 사진을 보고 우리 정호가 잠깐 안간다고 망설였는데.....잘했겠지? 모두가 하는 일이니까 두려움없이 했을거라고 믿는다 생생한 일정 감사드립니다. 대장님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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