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1.21 철새따라] 멋진 날개를 펴 꿈을 꾸어요

by 탐험 posted Jan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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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a.m. 기상!!!! 대장님들의 기상소리에 맞춰 천근 만근같은 눈꺼풀을 띄우는 것은 방학동안에 늦잠을 잘  아이들에겐 푸른 빛의 새벽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장님들의 ‘기상’소리에 맞춰 하나, 둘 상쾌한 아침을 맞이합니다. 지난 밤 잠버릇으로 베게 던지는 친구 때문에 잠을 못잤다는 이야기, 코 고는 대장님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는 이야기 등 하하호호 담소를 나누며 신나게 오늘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침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수련관 앞 탁 트인 부산바다를 보며 대원들과 대장님들은 연신 ‘우와~우와~’라는 감탄사를 내뱉고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흰색 물감으로 그려놓은 듯 옅은 흰구름이 퍼져있는 하늘과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먹는 아침은 여느 고급 레스토랑보다 더 기분 좋고 맛있었습니다.

밥도 든든하게 먹은 아이들은 어제 탔던 노란버스를 타고 을숙도 낙동강하구 에코센터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한국의 습지, 희귀철새를 품다“라는 로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드디어 이번 철새따라 국토종단의 시작인 것이죠. 갯벌 때문에 매년 100만마리의 철새들이 월동준비를 하러 낙동강으로 온다는 에코센터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낙동강의 소중함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그곳에서 자기가 속해있는 연대도 알게 되고 철새의 이름을 따서 대대별로 이름도 정했습니다. 이 작은 미션덕분에 아이들은 이곳저곳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어떤 이름이 멋진지, 어떤 새가 더 이쁘고, 잘생겼는지 찾아다녔습니다. 자기 대대의 철새들의 모습을 일지에 그림으로 그리는데, 모형은 하나인데 아이들의 그림은 어찌나 가지각색이던지 아이들의 상상력은 역시나 무궁무진 했습니다. 또 그곳엔 독수리머리 모양으로 만들어져있는 망원경이 있었는데 그것으로 아이들이 창밖의 오리들을 구경하는것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오리들을 구경하는 그 모습이 마치 독수리의 매서운 눈빛을 보는듯했습니다.
우리들의 재미있던 놀이터 에코센터를 뒤로하고 철새들의 먹이가 되는 강 하류에 살고 있는 실제 물고기들을 전시해놓은 낙동강 하구둑 물문화관을 구경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들이 제일 사랑하는 시간은 밥먹는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_^

꿈같은 점심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이번 철새따라 국토종단의 출사표를 던질 첫 행군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신나는 발걸음으로 친구들이랑 하하호호 웃으며 잘 걸었지만 곧 빨라지는 행군 속도에 헉헉되면서 조금 지쳐지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대장님들이 격려해주고 농담도 주고 받고 웃으면서 힘듦을 반으로 나누고 더 열심히 걸었습니다. 한번의 꿀맛같은 쉬는 시간이 지나고 두 번째 행군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라서 그런지 조금 더 적응된 걸음으로 낙동강을 끼고 있는 시골길을 날아다니는 철새들과 함께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에겐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초코파이와 야쿠르트를 먹는 환상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한입에 꿀꺽 하고 먹어치우고는 아쉬워서 손가락을 빨고 있었지요. 그때 총대장님의 귀 솔깃하는 제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공원에 버려져있는 쓰레기를 최고 많이 주어온 사람에게 초코파이 하나와 야쿠르트3개를 주겠다!” 그 순간 아이들의 눈에서는 레이저가 나오면서 주위의 큰 과자봉지를 비롯해 아주 작은 담배꽁초를 주으면서 찾았다! 를 외쳤습니다. 그 모습이 꼭 보물찾기놀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간식을 먹고 나서 아이들은 힘이 불끈불끈 솟은 아이들은 더 열심히 걸었습니다. 곧 숙영지가 보이고 미리 도착해있는 대장님들을 보고 만세~를 소리치면서 기뻐하였습니다.

오늘의 우리들의 따뜻한 보금자리는 부산용등마을회관! 첫 행군이라 발바닥에서 불이나고 다리도 많이 아프지만 따뜻한 방에서 먹는 저녁밥은 오늘 하루의 피곤함을 싹 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씨 좋으신 이장님과 마을 주민분들 덕에 오늘도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_^

오늘 하루. 부산 을숙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을 많이 배우느라, 첫 행군을 하며 숙영지까지 15km를 걷느랴 많이 피곤한 우리 아이들은 지금 새근새근 잠이 들었습니다. 철새따라 국토종단의 첫 걸음을 뗀 우리 아이들. 내일은 조금 더 긴 거리를 걸어야 할텐데 열심히 잘하겠죠? 멋진 날개를 폈으니 이제 비상할 일만 남아있습니다. 내일은 우리 아이들이 훨훨 나는 모습을 부모님께 전해드릴게요. 늦은밤 편안히 주무세요. 감사합니다.

일지대장 차슬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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