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0117-15 저 하늘 높이, 한 발 더 멀리,

by 탐험 posted Jan 1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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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날씨는 오늘도 계속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요 근래 계속된 추위에 어느 정도 익숙해 졌는지 아이들은 스스로 옷을 여미고 행군 준비를 합니다. 밖으로 나가기 전 우리들은 따뜻한 보리차로 조금이나마 추위를 달래봅니다.

우리 아이들은 행군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을 알고 있기에 하루하루마다 어디까지 이동하는지, 이동하는 거리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것들이 많아졌나 봅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재촉하며 물어올 때면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면서도, 가족이 그리운 것을 알면서도 저희 대장님들을 마음 한편이 점점 허전해옵니다.

아침의 찬 공기 속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아침 밥 역시도 많이 먹는 우리 꿀돼지들은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그런 후에 우리들은 한 초등학교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초등학교로 들어가니 의아했나 봅니다. 평소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행군 도중에 쉬려고 많이 들리게 되는데 너무나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이유가 궁금해졌던 것이겠지요. 아이들은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쉬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에 서울에서 한 대장님이 무엇인가를 싣고 오셨습니다.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가득차서는 애니메이션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의 눈빛으로 대장님들에게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장님이 싣고 오신 것은 바로 바로 열기구! 오늘은 우리 아이들이 실제 열기구 타는 경험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열기구를 타기 전 남자 대장님들은 열기구를 띄우기 위해 이것저것 뚝딱뚝딱 작업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아이들은 기대로 가득차서 이미 마음은 붕붕 날아다니고 있었지요.^- ^ 열기구를 띄어 줄 아주 큰 풍선이 운동장에 펼쳐지고 그 풍선을 띄우기 위해서 뜨거운 공기가 필요로 했습니다. 대장님들의 작업이 진행 되면서 아이들이 탈 수 있을 바구니와 풍선이 연결 되었습니다. 슈욱~ 슈욱~ 드디어 풍선 속으로 열이 가해지면서 뜨거운 공기가 풍선으로 주입되기 시작했습니다. 풍선이 점차 커지면 커질수록 아이들의 눈 역시도 함께 커졌습니다. 동시에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효과음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열기구를 타 본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직 경험이 없어 들뜬 마음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풍선이 점차 커져 하늘로 둥실 떠올랐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아이들의 눈과 목은 하늘을 향했습니다. 오늘 따라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하늘과 파랗고 노란 색의 열기구는 너무나도 예뻐서 마음속에 꼭 들어왔습니다. 만약 바람 부는 추운 날이었다면 열기구를 띄우지도 못 했을 텐데, 춥긴 했지만 바람이 불지 않은 이 날씨가 얼마나 고맙던지요~ 아이들은 작은 아이들부터 큰 아이들까지 조를 나누어서 열기구에 올라탔습니다. 아이들은 열기구에 올라타면서 이미 붕 떠있는 표정으로 싱글벙글 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 시절 큰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지 않나요? 우리 아이들은 그 꿈에 닿아 이미 날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탄 열기구가 슈욱, 슈욱 뜨거운 공기가 주입되면서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땅에서 떨어져 공중으로 날아버린 바구니에 아이들은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높이 더 높이, 우리 아이들은 풍선과 함께 하늘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저 하늘 위에서 친구들과 대장님들에게 손짓을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돌아가며 하늘을 향해 날았습니다. 우리들은 다 같이 하늘을 난 기념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더 파란 열기구,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소를 추억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보물이 생긴 것이지요.

열기구를 이용해서 또 한 가지 준비한 것이 있었습니다. 계란 구조물 만들기. 계란 구조물은 지난 저녁에 아이들이 이 순간을 위해 만든 것이었습니다. 각 연대별로 하나의 계란과 제한된 재료를 주어 열기구를 타고 올라가 떨어뜨려도 계란을 지킬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머리를 모았는지 마치 어른들의 학회 연구처럼, 아이들은 알 고 있는 과학지식과 예상들을 모아 구조물을 열심히 만들었었습니다. 그 구조물의 결과가 오늘 이루어진 것입니다.

연대장 아이들은 서로, 다른 연대의 구조물을 가지고 열기구에 올라탔습니다. 높이 올라간 아이들은 자신의 연대에서 만든 구조물이 아니기에 땅을 향해 있는 힘껏 내리꽂았습니다. 만약 구조물 속에 계란이 깨지지 않는다면 저녁밥을 먹을 때 그 연대에게 계란 후라이를 해주시겠다고 대장님이 약속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계란 구조물이 하늘에서 떨어질 때 마다 자신의 연대 것은 꼭 안 깨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했습니다. 놀랍게도 6개의 연대 중에 3개의 연대의 계란이 그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도 깨지지 않았습니다. 결과가 난 이상 아쉬워하는 아이들과 좋아하는 아이들이 생기긴 했지만 아침의 추위를 잊을 만큼 우리들은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신나게 날아다니고 우리들은 다시 걸었습니다. 열기구를 타고 계란구조물을 실험하느라 조금 늦어진 점심을 먹긴 했지만 어제와 같이 추운 날씨 때문에 가방을 빼주신다는 총대장님의 선물에 우리 아이들은 또 다시 힘차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걷고 걸었습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나니 발이 가벼운지 더 빠른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그러던 중 겨울의 짧은 해는 산의 저 너머로 내려갔습니다. 우리가 올라갔던 파랗던 하늘은 쓸쓸한 붉은 빛의 노을빛으로 바뀌어 있었고, 우리 아이들이 그림자도 어둠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질 무렵 우리에게 보이는 것 하나. 바로 ‘경기도 이천시 율면’이라는 표지판!! 우리들이 드디어 경기도에 입성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걷다가 표지판을 향해 뛰었습니다. 이유 모를 뭉클함이 마을을 휘감았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음  속에 무엇인가가 꿈틀거렸던 것일까요? 아이들은 엄마가 보고싶다 했습니다. 바로 경복궁까지 가고 싶다 했습니다.

우리들은 오늘 누구 보다 더 높은 하늘을 날았고, 누구 보다 더 큰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많은 생각과 꿈들도 어느 누구 보다 더 크고 높은 곳을 향해 날았으면 좋겠습니다.

파란 하늘을 함께 날았던 일지: 김은진 대장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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