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0112-10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by 탐험 posted Jan 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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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들은 어제 숙영지인 교회에서 따뜻한 밤을 보냈습니다. 따끈따끈한 난로와 포근한 공기로 양 뺨이 분홍빛으로 물든 채 눈을 비비며 일어납니다. 눈은 오지 않았지만 낮은 온도 때문에 아이들의 아침 일찍부터 옷을 여몄습니다. 귀를 덮는 모자도, 손을 위한 장갑도, 아이들을 챙기는 대장님들의 손이 바빴습니다. 바람에 맞서기 위해서 대장님들은 행군을 쉬는 시간 틈틈이 아이들에 피부에 일일이 얼굴과 귀 등에 크림을 발라주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역시도 나갈 채비를 위해 아이들이 귀여운 두 볼에 크림을 꼼꼼히 발라주었습니다.


아이들은 걸을 때 마다 찬 공기에 뜨거운 숨을 내뱉습니다. 우리들은 낙산리 고분군으로 향했습니다. 낙산리 고분군은 삼국시대의 분묘군으로 주로 3세기부터 7세기 사이의 가야, 신라인들의 무덤들입니다. 오늘 따라 일직선으로 길에 이어진 도로가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 마다 좋아하는 길의 형태가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진선의 길이나 도로를 걷는 것을 조금 심심해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구불구불하거나 산 속에 이것저것을 구경하며 걷는 흙길을 걷는 것에 재미를 붙였나봅니다. 지루하게 느껴지던 찰나에 멀리서 작은 언덕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찾아가던 고분군!! 작은 아이들이 고분군 위를 뛰는 모습을 보니 ‘텔레토비’라는 캐릭터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고분군 앞에서 다 함께 추억을 남기고 우리들은 또 하나의 오리엔티어링을 시작하였습니다.


요즘 들어 연대별 오리엔티어링에 재미를 들린 아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복불복을 통해서 오늘의 숙영지까지 찾아 가기였습니다. 조금 다른 사항은 원래의 대대장님들이 아닌 서로 다른 대대장들이 배정 되었고 복불복으로 주어지는 용돈이었습니다. 100원, 500원, 1000원, 5000원, 1000엔 등 연대 아이들은 선택에 기로에 섰습니다. 연대장들이 용돈을 뽑는 순간 아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번에 지도를 보고 길 찾아 가기를 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지도도 주어지지 않고, 꽤 먼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것이라 대장님들은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서로 대열을 맞춰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먼저 일찍 도착할지에 열을 올리던 아이들은 앞서가던 연대들이 길을 잘 못 들어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습니다. 몇 번 우왕좌왕 하던 연대들은 순위를 떠나서 서로 따라가기로 하였습니다.


중간지점에서 모인 아이들은 길을 몇 번 헤맸는지 조금 지쳐 보였지만 간식으로 나온 백설기 떡과 그리도 먹고 싶다던 탄산음료를 마시고는 다시 한 번 가보자며 출발 합니다. 총대장님은 아이들이 길을 잃진 않을까 싶어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시면서 아이들의 길 찾기에 힌트를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대장단이 없는 길을 가며 서로 도왔습니다. 평소 행군을 할 때 뒤처지는 아이들은 먼저 생각 해 이끌어주고 어린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게 걷는 속도도 맞춰주었습니다. 해가 저물자 아이들은 더욱더 발걸음이 힘차졌습니다. 서로가 함께하지 않았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이 행군들도 존재할 수 없었기에 아이들은 서로가 전부가 되어갑니다.


목적지에 일찍 도착한 연대도 있고 한 참 헤매다 도착한 연대도 있었지만 어느 하나 도착하지 못한 연대는 없었습니다. 차가운 날씨와 세 찬 바람에도 우리 아이들은 이겨냈습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행군 길 또한 이렇게 걸어 나가겠죠.  아이들은 흔들리지 않습니다,어제도 오늘, 그리고 내일도 우리들의 행군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겨울에 맞서는 우리 아이들의 용감함을 이야기하는 일지: 김은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는
오늘, 2,3연대 아이들의 편지가 이어집니다.
자유게시판에 들어가셔서 왼쪽에 보이는 링크 중,
부모님께라는 메뉴로 들어가시면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 사랑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