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횡단-관동

국토횡단 14일차: 만원의 행복

by 탐험 posted Aug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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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손가락으로도 꼽을 수 있는 우리의 서울 입성 D-DAY 3. 언제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철부지 같던 대원들이 이제는 어엿이 자기일 자기물건 잘 챙기는 걸 보고 ‘변화’의 바람을 느꼈습니다.
  제법 가까워지는 이별의 시간이 개인적으로 씁쓸합니다. 물론 각 연대장님들은 더 하실거구요. 세상에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이별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하니, 어쨌든 우리는 ‘만남’으로써 행복했고, 헤어지지만 추억이 있고, 언젠간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하하 저도 하루하루 해단의 날이 가까워 오니 감정적으로 변하나 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애꿎은 날씨는 저희를 맞이해 줍니다. 해가 뜨면 해의 몸에 덧 나는 걸 까요? 부쩍이나 해가 보고 싶을 뿐입니다.

오전의 행군. 연대별 OT가 오늘도 진행되었습니다. 역시나 좋아하는 대원들. 일지대장, 카메라대장 등 지원대장들은 씁씁할 뿐입니다. 저도 우리 연대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모님들을 위해 일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여하튼 오늘 미션의 주제는 ‘만원의 행복’! 이 만원은
하루 하루 받는 간식 대체용입니다. 요즘 어마어마한 물가로 인해 10~13명이나 되는 대원들의 입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해보입니다. 그리고 각각 다른 성격와 입맛을 가지고 있는 대원들이 자신들이 먹고 싶은 간식을 고르기는 더없이 부족한 돈입니다. 여기서 포인트! 바로 이런 상황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며 단체 생활에서 중요한 ‘배려’와 ‘양보’를 배우는 것입니다. 과연 ‘만원의 행복’이 어떻게 진행되었을 까요?

이번 미션의 결과는 모두 만족입니다. 하지만 각 연대간의 ‘만원’에 대해 어떤 간식을 살 것인가에 대한 의견 조율의 과정은 달랐습니다. 어떤 연대는 갈등없이 잘 풀렸으나, 다른 어떤 연대는 동료 간에 말다툼이나 삐지기 등, 다른 ‘과정’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집에서 용돈을 받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모든 살 수 있었던 선택권이 있었던 때와는 다른 상황. 단체 생활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의견들은 당연 조율되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우리 대원들은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챙겨주러 대원들이 쉬고 있던 곳으로 이동하여 온 저는 대원들이 달달한 간식을 먹고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대원은 한입이 아까운 그 소중한 간식을 반을 뚝 잘라주거나, 한 주먹 집어 제게 주었습니다. 적은 양이지만 나눔의 행복을 아는 우리 대원들이 기특합니다.

OT가 끝나고 우리는 숙영지를 향해 걸었습니다. 오전에는 그 흐리던 날씨가 오후에야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대장, 대원 모두 흐린 날씨에 익숙해진터라  더운날의 행군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향하는 얼마 안 남은 이 시간에 대원들은 언제나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오늘의 숙영지는 양평중앙교회.

내일은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을 예정입니다. 양평에 매달 3일에 장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연대별로 시장 구경, 장보기, 시장에서 밥먹기 등의 재미있는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날씨에 따라서 열기구 타기 체험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내일은 꼭 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열기구를 향한 대원들의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대원들 모두 쌔근 쌔근 잘 자고 있습니다. 우리 대원들은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일지대장 신 수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