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국토종단 0721-4 구름 속을 걷다.

by 탐험 posted Jul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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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한라산 등반을 위해 우리 아이들은 오늘 아침도 일찍 일어나 산행 준비를 했습니다.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한 우리는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어제까지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제주도 이곳저곳을 견학한 탓에 우리 아이들 모두가 백록담까지 무사히 등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감사하게도 오늘 한라산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서늘한 날씨라서 산행하기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오늘 성판악 휴게소에서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까지 약 19.2km의 거리를 직접 걸어서 오를 것입니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 한라산. 1950m나 되는 높은 곳까지 아이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라갈 수 있겠죠?

처음 출발지인 성판악 휴게소에서부터 점심식사장소인 진달래 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자연을 흠뻑 느끼기에 충분한 산길이었습니다. 가파르지 않은 경사에 울창한 나무숲이 그늘도 만들어주어 옆친구와 함께 수다도 떨고 산 중간 중간에서 야생의 노루와 토끼도 만나고 맑은 새소리도 들으며 즐겁게 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3시간 후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하여 아이들은 대장단이 직접 만든 주먹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주기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한 대장단의 피로가 잊혀 질 만큼 오물오물 맛있게 먹어주어 대장단의 기분을 좋게 해주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시작 된 정상으로의 산행은 앞의 산행과는 다르게 결코 즐겁지 않았습니다. 높은 바위계단과 가파른 경사가 나타나자 하나 둘씩 뒤처지는 아이들, 힘들다고 투덜되는 아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그럴 때 마다 대장단은 아이들에게 우리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다른 등산객들을 배려하기위해 우리 일행은 한 줄로 산행을 했기 때문에 앞에서 서로의 간격이 벌어지거나 개인적으로 쉬게 되면 뒤에 오는 친구들은 몇 배로 더 힘들게 걸어야하고 위험한 산길에서 대열과 떨어지지 않게 서둘러 올라야하는 일이 벌어 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며 왜 더 힘을 내서 열심히 가야하는지 말해주니 아이들은 놀랍게도 쑥쑥 앞으로 나아가 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정말 기특하죠?^^

우리는 드디어 ‘백록담’에 올랐습니다.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올랐습니다! 힘들어도 꾹 참고 다함께 땀을 흘린 우리 아이들. 오늘 한라산 1950m를 두르고 있던 구름은 모두 우리 아이들의 땀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해주어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자연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우며 구름 속을 산행한 이번 한라산 등반, 그리고 제주도 견학.
내일 우리는 이곳 제주도를 떠나 완도를 거쳐 해남으로 이동합니다. 본격적인 행군에 앞서 이번 캠프에 적응하고 행군의 의욕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제주도와 마라도에서의 일정을 우리 아이들이 잊지 않고 행군의 끝까지 함께해준다면 아이들간의 분위기도, 아이들이 대장단을 따르는 분위기도 최상인 캠프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오늘 산행을 통해서 가장 인상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이번 국토종단캠프는 자신의 의지로 700km의 길을 걸어야하는 자신과의 싸움을 경험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여러 지역에서 모인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친구들과 하루 종일 함께하며 ‘나’ 자신보다는 남을 더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는 여정이 되길 바라며 3일간의 제주도 일정, 제주도 귀곡파크호텔에서의 밤을 마무리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