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2010-1-14)

by 탐험 posted Jan 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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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여기는 충청남도 서천군! 여전히 눈발이 날리고 바닷바람이 매섭다. 오늘은 아침일찍 숙영지 근처에 있는 ‘해돋이 마을’로 이동해서 해가 뜨는 모습을 다함께 보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이곳이 서해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이 되면 태양이 이동하는 경로가 조금씩 변화해서 한 바다에서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특이한 광경이 펼쳐진다. 서해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었던 대원들은 오늘의 일출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굵게 날리는 눈발 때문에 아침 일찍 ‘해돋이 마을’로 이동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숙영지 앞 바닷가에서 일출을 구경하기로 했다. ‘해돋이 마을’만큼은 아니더라도 서해에서의 일출은 장관을 이룰 것이라 기대를 했는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일출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남자 대원들은 상의를 완전히 탈의하고, 여자 대원들은 얇은 티 하나만 입은 상태로 임진각이 있는 북쪽을 향해 함성을 발사하며 임진각으로 향하는 국토 종단의 완주에 대한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아이들은 많이 추웠을 텐데도 끝까지 국토 종단을 포기하지 않고 해내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어서인지 꾹~ 참고 추위를 이겨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대원들이 지금 이 각오를 그대로 간직한 체 남은 일주일간의 행군을 잘 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숙영지로 들어와서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오늘의 행군을 시작했다. 이번 행군의 주된 코스는 길~게 이어진 둑길 이었다. 우리가 걸어가는 둑길을 기준으로 왼쪽으로는 바다가, 오른쪽으로는 금강이 흘러 행군 내내 그 멋진 풍경을 두 눈에 담으며 힘차게 걸을 수 있었다.

둑길이 끝이 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대원들의 개인 사진을 촬영했다. 대원들은 카메라 앞에서 아름다운 바다와 어울리는 멋진 포즈를 취해 보였다.        

사진 촬영 후 멀리 멋진 배경을 만들어 내던 바닷가로 걸어갔다. 해안가를 통과해 행군을 하니 보통 도로나 논길을 통과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한쪽에서는 푸른 바다에 파도가 넘실대는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발 밑으로는 조개 껍질이 밣히고, 모래 위로 색색깔의 불가사리들도 볼 수 있었다. 그림 같은 그 배경에서 행군을 하자 단순한 행군이 아니라 마치 진짜 바다 위를 걷는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바다를 지나와서 두 번째 휴식을 취했다. 이번 휴식시간에는 초콜릿을 간식으로 건 게임이 진행됐다. 바로 대원들과 함께 수고해 주시는 대장님들의 성함을 중복되지 않게 대대원 모두가 줄줄이 말하는 게임이었다. 20명 가까이 되는 대장님들의 성함을 모두 외우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아이들은 연대장님을 비롯해 지원대장님들의 성함까지 생각 외로 잘 알고 있었다. 대장님들의 성함을 가장 잘 외우고 있던 1대대가 1등을 했고, 초콜릿을 상품으로 받았다. 다른 대대의 대원들은 부러운 눈길로 1대대를 바라봤다. 사실 1등을 한 1대대 뿐만 아니라 나머지 대대에서도 대장님들의 이름을 헷갈려 하는 대원들이 많아서 약간 서운했지만 남은 국토 종단 기간 동안 더 많은 추억들을 쌓아가며 서로를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후 비교적 짧은 시간 행군을 하고 ‘백제 농산’이라는 농산물 산지 유통센터에 도착해 점심으로 자장밥을 맛있게 먹었다. 대원들은 뭐가 그렇게 맛있는지 두 그릇씩 배부르게 먹고 자장 양념까지도 깨끗이 싹싹 긁어먹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행군을 계속했다. 중간 중간 쉬어가며 오늘의 최종 숙영지로 향하는 마지막 행군이 시작됐다. 곧 해가 질 시간이기도 했고 오늘의 마지막 행군이었기 때문에 조금 빠른 속도로 행군이 진행되어 대원들은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이를 악 물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 없이 서로를 챙겨가며 드디어 오늘의 숙영지인 ‘충청남도 보령시’에 위치한 ‘대덕 노인회관’에 도착했다. 숙영지에 도착해서 대대별로 ‘모형 열기구’를 만들었다. 열기구 옆면에는 2010년 자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소망과 꼭 해내고 싶은 일들에 대한 각오를 적고 며칠 뒤 하늘로 높이 날려보내기 위해 정성 들여 만들었다. 모형 열기구를 만든 후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의 특별메뉴는 취사팀에서 직접 만든 ‘수제 돈까스’!! 아이들은 힘들게 행군을 마치고 숙영지에 도착한 보람이 있다며 환호하며 너무나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식사 후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우리 작은 영웅들은 잠자리에 들었다. 피곤했던지 바닥에 눕자마자 곤히 잠이 든 우리 아이들,,, 내일은 더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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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사진에 나광현, 일지에 윤경선 이었습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