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이제 진짜 시작이다!! (2010-1-8)

by 탐험연맹 posted Jan 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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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 트지 않은 깜깜한 새벽 6시! 우리는 드디어 부산에 도착했다. 지난 3일간 제주도의 매서운 날씨에 익숙해졌던 우리 대원들에게 부산에서의 새벽 공기는 약간은 쌀쌀했지만 상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 대원들의 표정은 약간 굳어있다. 아마도 오늘 시작될 본격적인 행군에 대한 걱정 때문인 듯 했다.

여객 터미널 근처 ‘중앙동’ 지하철역으로 이동해서 ‘하단’행 지하철을 탔다. 20여분을 달려 우리의 목적지인 ‘하단역’에 도착했다. 첫 행군이 시작될 곳이 바로 이곳이었기 때문에 역사 내에서 행군을 위한 마지막 점검을 했다. 대원들이 옷은 따뜻하게 입었는지, 장갑은 챙겼는지, 운동화 끈은 잘 묶었는지, 배낭이 걷기 편한 상태로 잘 정돈되어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비장한 각오로 첫 행군을 시작했다.
 
30여분을 걸어서 ‘을숙도 공원’에 도착했다. 제주도에서 늠름하게 한라산도 등반했던 대원들인데 행군은 또 달라서인지 약간 지친 모습의 대원들도 보였다.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해내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어서인지 투정을 부리는 대원 없이 모두가 묵묵히 대장님들의 지시에 잘 따라주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정리운동을 통해 몸을 풀어주고 휴식을 취했다. 행군이 시작되기 전과 후에 하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해주기 때문에 행군만큼이나 무척 중요한 과정이다.

휴식을 취하는 사이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할 '철새따라 국토대장정’ 26명의 새로운 대원들이 도착했다. 첫만남은 늘 그렇듯이 어색하고 서먹서먹했다. 하지만 4일전 제주도에서 처음 만났던 대원들도 지금은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별로 걱정은 되지 않는다. 5개 대대의 모든 대원들을 보니 이제야 정말 올해의 ‘국토 종단 팀’이 꾸려진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진짜 한 팀이 된 우리는 처음으로 취사팀에서 만든 아침식사를 함께했다. 정성껏 만든 만큼 대원들도 맛있게 먹은 후 우리나라 최대의 겨울철새 도래지인 ‘을숙도 철새도래지’를 둘러보기 위한 일정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낙동강 하구둑 물 문화관’! 지구상의 물의 특성부터 시작해서 부산의 젖줄인 낙동강의 생태까지 실제 서식하는 생물들이 전시된 수족관과 재미난 퀴즈, 게임 등을 통해 즐겁게 둘러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을숙도 철새공원’ 내에 위치한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였다. 이곳에서 철새에 대한 다양한 공부를 하고, 직접 을숙도를 찾은 철새들을 보기 위해 한쪽 벽면이 모두 유리로 되어있는 전시실을 찾았다. 이 유리를 통해 아름다운 철새도래지의 모습과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철새들을 직접 살펴볼 수도 있었다. 전시관내 담당자분이 해주시는 설명을 들으며, 아이들은 망원경에서 눈을 뗄 줄을 몰랐다. 또 전시실 한 켠에 마련 된  미니도서관에 모여 앉아 철새에 대한 책을 읽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이들도 있었다. 이렇게 철새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대원들을 보자 국내 유명 철새 도래지들을 둘러볼 수 있는 이번 ‘철새따라 국토대장정’이 더 뜻 깊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흐뭇해졌다. 좀 더 오랜 시간 머물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에코센터를 떠나오며 센터 앞에 전시된 ‘고니’모형 앞에서 연대별 단체 사진을 찍었다. 고니는 겨울이면 ‘을숙도 철새 도래지’를 찾는 가장 대표적인 철새라고 한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고니’처럼 우리 작은 영웅들도 이번 국토 종단을 통해 더 멋진 모습으로 변화해 가길 바래본다.

‘을숙도 공원’으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 후 오늘 합류한 대원들과 제주도에서 출발한 대원들을 인사시키고 남은 기간 함께 하게 될 대장님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대원들이 낙오없이 임진각까지 함께 국토 종단을 완주하리라 다짐하며, 배낭상태를 다시 한번 더 확인한 후 오늘의 숙영지를 향해 본격적인 행군을 시작했다. 행군 첫날인 만큼 너무 무리가 가지 않도록 비교적 짧은 거리를 걷고 쉬기를 반복한 후 오늘의 숙영지인 ‘용등마을회관’에 도착했다. 첫 행군으로 약간 피곤해 하던 대원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기운을 되찾았다. 식사 후 자신의 현재 ‘뇌구조’를 그려보는 재밌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을 이장님께서 어린 나이에 국토종단에 도전한 대원들이 기특하다며 피자를 시켜 주셨다. 생각지도 못했던 특별 간식으로 더욱 더 즐거운 밤을 보낸 우리 대원들이었다.

내일도 모레도, 임진각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아무 탈없이 모든 대원들이 국토종단을 마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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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사진에 나광현, 인터넷 일지에 윤경선 이었습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