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본부에서 드리는 달콤한 보너스^^ (1~8)

by 탐험연맹 posted Aug 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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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에서 드리는 달콤한 보너스^^



지난 금요일 저희 본부 사무실은 밤새 불이 켜있었습니다.
왜냐!! 현지에서 고생하고 있을 우리 대원들에게 그 어떤 자양강장제보다도 더 기운이 펄펄 나게 해줄 "아들아딸들아"편지를 전달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모님들... 정말 어마어마하게 써주셨더군요 ㅜㅜ)
틈틈이 작업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동이 트고 한참이 더 지나서야 모든 편지들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 이름별로 프린트된 귀한 편지를 연대별로 봉투에 담아 꽁꽁 싸매고 바로 충주로 향했습니다.

꼬질꼬질 땀냄새 범벅인 아이들을 기대하며 갔는데 아이들은 이미 샤워를 싹 끝내고 내일을 위한 재 점검 중이었습니다. 숙영지는 꼬불꼬불 산길로 한참을 들어가야 있는 작고 예쁜 한 학교였습니다. 산속 작은 학교 운동장에 텐트들이 잔뜩 쳐있고, 그 주변으로는 제 인생(그리 길진 않습니다만..^^;;)에 봐왔던 빨랫줄 중에 가장 긴것으로 추정되는..ㅋ 빨랫줄이 두세줄로 이어져 아이들의 빨래가 연대별로 쭉~~~~~~~~~ 널려있었습니다. 그 오색 빨래 테두리 안에는, 대장님들께 불필요한 짐들을 재 점검 받아 배낭을 새로 싸는 아이들도 있고, 의료대장님들 앞에는 풀잎에 쓸린 곳을 소독하는 아이들, 물집을 치료받는 아이들이 몇몇 보이기도 했습니다. 해가 빨리 떨어지는 산 속에서 아이들은 텐트안에 옹기종기 모여 랜턴를 밝히고 일지를 쓰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광경이 한데 어우러져.. 얼마나 아름답고 흐뭇한 웃음이 절로나는 장관이었는지 모릅니다.
본부앞에 모여들어 가기 싫다고 징징대던 뽀송뽀송한 아이들은 간데없고 어느덧 이 작은 사회에 적응하여 대원들 속에, 자연속에 하나가 된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나 모릅니다.
같이 고생(=행군ㅋ)안한 이방인들을 왕따시킬까봐 서러움 당하기 전에 편지만 전달해주고 싹 빠져나오려 했지만, 이러한 예쁜 아이들의 모습이 저희들의 발길을 붙잡아 결국 일요일까지 아이들과 함께 하며 잔심부름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48시간의 하루를 보낸 본부팀은 피곤함에 쩔어 텐트속에서 잠시 눈을 붙였나 싶었는데 새벽녘 "기상!!!" 소리가 들리더니 후다다닥 거리는 소리에 정신없이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텐트밖으로 나와 어찌나 빨리 텐트를 정리하는지!!! 그 커다란 텐트가 마치 손바닥 만한 색종이라도 되는냥 서로 맞잡아 뚝딱뚝딱 치워내는 모습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안믿기시죠?? ㅎㅎㅎ 정말 순식간이었답니다!!)
텐트를 정리하는 모습, 텐트 주위에 쓰레기들을 주워 보으는 모습, 줄지어 세면장으로 이동하거나 식사배급을 받고 옹기종기 앉아 맛있게 싹싹 긁어 먹어주는 모습(전 아직도 콩자반이 싫은데 아이들은 검은콩 한 알을 남기지를 않았습니다!!), 이 모든걸 하나하나 다 설명해드리고 싶은데.. 아이들과 잠시 있으면서도 배꼽잡을만한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들도 많고..(예를 들자면, 조용한 산속에서는 200명이 넘게 모여 잠을 자도 저 너머 텐트에서 시원하게 끼는 방귀소리에 잠을 깨야만 했답니다..ㅎㅎ 삼계탕 잘 먹은 아이들이 밤새 여기저기서 어찌나 가스를 내뿜는지 우스워서 잠을 잘수가 있어야지요^^)
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은데..
아.. 그런데..
아.. 자꾸만 감기는 눈을 어쩌면 좋나요!!

솔찍히 말해 본부에서 일지를 읽으면서도 아이들이 너무 잘 하는 모습만 써주시는건 아닌가?! 하는 마음을 가졌던 적도 있는데... ㅎㅎ 백미나 일지대장님의 일지들은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바입니다!!! ^^
아이들은.. 제가 상상하고 기대했던 것 그 이상으로 너무 잘 해내주고 있습니다. 부모님들과 본부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

물집이 심해져 병원치료를 받은 한 작은 영웅은(우리 아이가 아닌가 걱정하시는 부모님들!! 아닙니다^^ 이미 부모님께는 연락을 드렸답니다^^;;) 병원에서는 집에가서 쉬거라!! 하는데도 불구하고 5일밖에 안남은 일정을 비록 행군은 못하더라도 대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결정하는 눈물 핑 도는 기특함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부끄럽게도 제가 좀 울었답니다. 병원에서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어머니가 걱정하셔서 속상하다'고 얘기하며, 그 아픈 치료 받으면서도 안비취던 눈물을 보이는 그 작은 아이가 얼마나 커보였는지.. 제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었습니다ㅜㅜ) 그 누가 이 아이를 초딩이라 부르겠습니까?! 어지간한 대딩보다도 더 담대하고 씩씩한 이 아이를!!

오늘도 정말 많은 일들이 아이들 앞에 있었는데- 그것은 오늘 일과가 다 끝나고 나면 또 미나대장님께서 정성껏 써서 일지를 올려주시겠죠^^
현장상황을 몰라 저희도 부모님들께 이런 저런 전화나 글들을 받으며 사진이나 기타등등 이런저런 요구들을 전화상으로 해왔었는데.. 현장에 다녀온 제 마음은.. 솔찍히 대장님들께 미안한 마음이 좀 있답니다. (이런 글들이 행여 부모님들의 마음에 언짢음을 드리진 않을까 조금 염려가 되지만.. 아이들 사랑하고 연맹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애쓰시는 대장님들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표현이니 이해해 주시고 봐주시길..^^;;) 아이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고 있긴 하지만 200여명의 아이들을 챙기고 통솔하며 움직여 가는데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현지의 상황을 조금은 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순간부터 하루에 두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을 자고, 낮에는 아이들과 같이 행군을 (계다가 대장님들은 걷지 않으시고 뛰어 다니시더라구요..) 최고 긴장한 상태로 하고 계시니 말입니다.. 부모님들의 마음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현지에서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아이들에게 모든것을 집중하여 쏟고 있기 때문에 저희 본부나 부모님들의 마음을 모두 채워드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답니다. 부디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또 이해해 주고 계심도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돌아올 무렵 촬영대장님께서 부모님께서 그토록 기다리시던 연대별 사진을 넘겨주셨습니다^^ 눈 크~~게 뜨시고 아이들을 찾아주세요~!!

이제 곧 해단식인데.. 내일 아침일찍 본부로 나가 이제부터는 해단식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겠습니다^^

까맣고 얼룩덜룩 탄 얼굴에 눈은 초롱초롱 하던 아이들의 얼굴이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오늘 한 대대장 아이가 "너무 힘들어서 집생각이 간절한데 이게 다 끝나고 나면 향수병 같은게 생길것 같아요.." 하던 말이 떠오릅니다. 저는 "그럼 겨울에 또 오면 되지!" 했지요^^ 그녀석이 고개를 아주 힘차게..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ㅎㅎ 강한 부정이었지요. ㅋㅋ

오늘은 본부에서 드리는(실은 현장에서 드리는^^) 이 달콤한 보너스로 부모님들께서 단잠을 주무시길 바래봅니다~

* 백미나대장님의 흥미진진 오늘의 일지는 기존과 동일하고 올라옵니다!! 기대해주세용~~~ 오늘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국청소년탐험연맹의 자랑스러운 작은영웅들 화이팅!! 대장님들 화이팅!!

* 1연대~8연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