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국토대장정

090801-5_아무리 힘들어도, 그건 연습일 뿐이야

by 탐험 posted Aug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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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했던 하루를 보내고 쿨쿨 자고 있던 아이들은 기상 시간인 7시가 되기도 전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침낭을 갰다. 그리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침밥을 깨끗하게 비우고 각자 래프팅과 서바이벌 게임에 갈 준비를 하였다. 어제 신나게 래프팅을 즐겼던 중학교 1,2학년 대원들은 서바이벌 게임장으로 향했고, 반대로 중학교 3학년 이상의 대원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래프팅을 떠났다.

서바이벌 게임장에서 아이들은 각자 게임에서 사용할 총을 건네받고 헬멧과 보호 장비로 완전무장을 하였다. 먼저 교관님께 주의사항을 듣고 사탕같이 생긴 노란 페인트탄을 각자 총에 장전하였다. 두근대는 총 3세트의 게임에서 A, B 두 팀은 서로 타이어나 수풀에 숨어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한편 찌는듯한 날씨를 시원하게 풀어줄 래프팅을 즐겼던 팀은 급류를 타다가 보트가 바위 사이에 끼이는 바람에 서로 힘을 모아 보트를 빼내기도 하였다.

오전 내내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던 아이들은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다시금 배낭을 메고서 함양을 향해 전진하였다. 함양을 가기 위해 거쳐가는 한의학 박물관은 거의 산꼭대기에 있어 오르막코스로 악명이 높은 길이다. 특히 주말이라 도로의 통행량이 많은 탓에 아이들은 더욱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열에 바짝 붙어서 행군을 하였다.

태양을 피하고 싶어도 숨을 곳이 없는 뙤악볕 아래에서 1시간을 걸어간 후 마침 나무 그늘 아래의 정자를 발견하였다. 아이들은 팔각정에서 후끈한 열기로 흘린 땀을 식히고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식수통에서 물을 받아갔다. 평소보단 조금 긴 휴식 후 속력을 붙여 다가올듯 말듯 꼭대기에서 우리의 마음을 쥐었다 폈다 하는 한의학박물관으로 떠났다.

우리를 오매불망 애타게 하였던 박물관에 마침내 발도장을 찍고선 우리들은 손수 만든 비빔국수를 점심으로 배터지게 먹었다. 태양이 한참 뜨거울 시간을 피해 박물관 안에서 무인건강관리시스템으로 자신의 신체나이를 재보기도 하고 한약을 만드는 모습들을 눈을 반짝이며 보았다. 천천히 박물관을 둘러본 후 지옥같던 오르막길은 끝나고 통쾌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며 가뿐하게 움직였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길을 걷던 아이들은 휴식지인 신 구형왕릉이 보이자 더 걸을 수 있는데 하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였다. 가야시대의 마지막 왕과 왕비의 위패를 둔 사당인 신 구형왕릉 안에서 대대별로 사진을 촬영하고 국도변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회계마을에 도착하였다. 조금 전에 쉬었는데 왜 또 멈추는가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겨나는 찰나 각 대대별로 아이들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대대장을 모아 오늘의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오리엔티어링이란 대대장이 대원들을 이끌고 지도만 보고 각자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회계마을에서부터 숙영지인 자혜리 마을회관까지 가는 동안 미션을 수행하고 누가 빨리 도착하느냐에 따라 1,2,3등을 가리게 되었다.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던 첫 번째 미션은 바로 대장 1명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5번 연속 이기면 초코파이와 음료수를 상품으로 받고 그 길을 지나갈 수 있는 것이었다. 대부분 세 번의 시도에야 길을 통과할 수 있었고 심지어 벌칙으로 원래 목적지까지 되돌아갔다오기를 순수하게 실천한 대대도 있었다. 두 번째 미션은 대대별로 구호와 노래를 정해서 통과하는 것이었다. 구호 중에는 ‘우유빛깔 6대대’나 ‘물었노라, 찾았노라, 도착했노라, 8대대 파이팅’과 같이 각 대대별로 특색있는 구호와 노래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결국 1등은 4대대의 몫으로 돌아갔고 8대대까지 대원들은 미션을 하나씩 무사히 통과하고 속속들이 마을회관 앞으로 도착하였다. 8시 즈음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허기졌던 아이들은 다른 날과는 달리 두 그릇을 달라며 몰려들기도 하였다. 밥을 푸짐하게 먹고서 마을회관 앞에 텐트를 치거나 마을회관 안의 방에서 아이들은 잘 준비를 마치고 자리를 잡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행군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공포의 오르막길을 걸으면서 아이들은 숨을 헥헥거리며 등에 진 짐을 무척이나 무거워하였다. 하지만 힘들었던 오르막길이 끝나고 내리막길이 시작되자 룰루랄라하며 언제 그랬냐는듯 가벼운 발걸음이 되었다. 이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안에도 수많은 오르막과 마주치겠지만 힘들 때마다 지금을 떠올리며 오르막길 끝에 반드시 편한 내리막길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너무 힘들고 외로워도, 그건 연습일 뿐야~ 쓰러지지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 과천시 국토대장정 파이팅! ^^

이상 사진 최선희, 일지 우한솔 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