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캠프

090811-2 쏟아지는 비도 헤쳐나갈 수 있는 힘

by 탐험 posted Aug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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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차가운 바닷바람이 이슬 맺힌 아이들의 텐트를 세차게 두들겼다. 원래 어제 가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가지 못했던 죽서루에 들르기 위해 아침부터 서두르기 시작했다. 처음 개보는 데다가 모래사장의 모래가 텐트에 잔뜩 묻어있어 힘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서로 도와가며 텐트를 다 걷었다. 텐트 정리가 완료되자마자 푸른 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아침메뉴는 넓고 푸르게 펼쳐진 바다와 너무 잘 어울리는 미역국이었다. 아침 식사 후 간단하게 세면을 한 뒤 버스를 타고 죽서루로 이동했다.

죽서루는 보물 제 213호로 절벽 위 자연 암반을 기초로 건축하였고 자연주의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진수라고 할 수 있으며 관동제일루로 알려져 있는 누각이다. 죽서루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돌계단을 올라가야 했는데 자연스럽게 깎여져 있는 돌계단을 밟고 올라가니 호수가 보이고 나무들이 보였다. 아름다운 경치를 관람하는 것도 잠시 아이들은 자신의 신발에 있는 모래를 털어내는데 바빴다.

“이런 곳 처음 와 봐요! 경치가 정말 멋있어요!”

죽서루에서 버스를 타기 전에 정선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는 배낭 속에 있는 우의를 전부 꺼내었다. 정선에 도착하여서는 행군을 할 것이기 때문에 행군하는데 필요한 물과 중간에 점심식사를 할 때 가장 필요한 품목인 수저를 같이 챙겼다. 방학이라 늦게 일어나는 게 버릇이었던 아이들이 갑자기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버스 안에서 다들 피곤해 하면서 잠을 잤다. 1시간 30분 정도 더 가서 정선에 도착하여 행군을 하기위해 다들 내렸다. 중간에 비가 올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우의는 손에 들고 배낭은 버스에 그대로 실어 놓은 채로 행군을 시작했다.

“대장님 언제 쉬어요!! 걸은 지 한 시간 넘었죠!?”

아이들은 처음 하는 행군이 너무나도 힘이든지 많이 투덜거렸지만 대장들의 지시에 따라 중간 쉬는 구간까지 잘 도착하였다. 중간 휴식시간에 아이들은 삼삼오오모여서 간식으로 나온 초코파이와 천도복숭아를 먹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아이들은 다리 밑으로 이동하여 비를 피해 간식을 먹었다.

“저는 초코파이랑 복숭아가 이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간식을 다 먹은 아이들부터 우의를 입고 다시 행군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지만 야영장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행군을 하면서 너무 덥다고 래프팅을 언제 하냐며 투덜대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우의에 습기가 차서 너무 덥다며 투덜대기 시작했다.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 속에서 우리는 오늘 야영할 가리왕산 야영장으로 향해갔다. 야영장에 도착하자 점심으로 나온 카레라이스를 먹었다. 다들 비를 맞아서 그런지 추위에 떨며 점심을 먹었다. 처음 행군 때는 덥다고 빨리 래프팅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이젠 너무 춥다며 래프팅을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몇몇 있었다.

“대장님 너무 추워요!  래프팅 안하면 안돼요!?”

점심식사를 마치자마자 아이들을 래프팅 장소로 이동시켜 줄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빗속을 헤쳐가며 왔던 길을 차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3시쯤 래프팅 장소에 도착하여 다들 빗속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헬맷을 착용했다. 래프팅은 2시간 30분정도 동안 이루어 졌으며 매우 긴 코스였기 때문에 중간에 3번씩이나 휴식을 하였다. 물이 잔잔하였지만 바깥에서 비를 맞는 것 보다는 강물이 더욱 따듯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물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

“안 빠져요? 물에 들어가고 싶어요!!”

중간 중간 물살이 빨라지는 곳에서는 대원들 몇 명이 배에서 튕겨져 내리기도 했다. 래프팅을 마치고 다시 야영장으로 돌아와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저녁식사로 닭곰탕을 먹었다. 물에서 노느라 배가 많이 고팠는지 적게 먹던 아이들도 평소보다 더 많이 배식 받아서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너무 배고파요!! 밥 많이많이 주세요 ~!!”

식사 후 우리는 공포체험을 하기 위해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공포체험을 하는 곳에 이르니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8명씩 흉가로 꾸며놓은 곳에 들어가 질서 있게 앉았다. 아이들이 다 앉자 흉가에서는 무서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무서운 얘기 중간에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고, 여기저기에서 하얀 저고리를 던져 아이들을 놀라게 했다. 무서운 얘기를 들은 후 미로찾기를 하였다. 나가는 길을 찾는 것이 어려웠던 것은 아니지만 앞에 하나도 보이지 않고 어두컴컴했기 때문에 나가는데 시간이 걸렸다. 여자아이들은 미로찾기 중간에 있는 귀신분장을 한 사람들을 보고 목이 쉬어라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으악!! 나한테는 내 다리 밖에 없는데!!”

원래는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에서 야영을 하기로 되어있었으나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근처전시관에서 매트리스와 침낭을 깔고 누웠다. 첫 행군인데다가 비까지 오고, 래프팅도 하고, 공포체험도 하며 많이 피곤했는지 아이들은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배낭을 메지 않고 걸었고, 걸은 거리가 짧아서 다행히 크게 다친 아이들은 없었다.오늘 하루는 참 알차고 긴 하루였다.


이상 사진 최선희, 일지 정현진 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