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국토대장정

080804 - 8 평생 잊지 못할 그 여름

by 탐험 posted Aug 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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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왠지 상쾌하고 개운한 것만 같다.

한시라도 빨리 부모님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대원들은 서둘러서 짐을 싸고, 출발할 준비를 하였다. 오늘은 특별히 텐트를 빨리 걷기 위해 대장단이 텐트 해체 작업을 거들기로 했었다.
그런데 웬걸?
폴대를 빼고 텐트를 접어 넣는 일련의 과정들이 대장단의 지시 없이 너무나도 능동적으로 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각 텐트의 큰 형님, 언니의 지시에 따라 텐트 해체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오히려 옆에 서 있는 대장들이 어색할 정도였다. 원래 익숙해지면 끝이라더니, 그 말이 사실인가보다.

텐트 정리를 끝내고 아침 식사를 하였다.
아침 식사 때 역시 대원들의 변화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며칠 전만 해도 배식해 주는 대장님이 시켜야 겨우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고 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먼저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닌가? 그 뿐만이 아니라 많이 퍼줬는데도 잔반이 거의 없었다. 또한 알아서 설거지도 잘 했다.

그렇게 준비를 모두 마치고 과천으로 향해 걸음을 뗐다.
의왕 고천중학교에서 과천시청까지는 12km.
대원들에게 거리를 알려주니, 여기저기서 ‘피식’ 실소가 터져 나온다. 40km까지 행군해 본 우리에게 12km는 그저 가소로울 뿐이다. 발은 물집으로 가득차고 여기저기 근육이 쑤셔오지만 조금만 걸으면 부모님과 가족을 볼 수 있기에 모두 힘을 내서 걷고 또 걸었다. 발걸음은 가벼우나 마음 상태가 헤이해져서일까? 자꾸 쳐지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그럴 때마다 대장들은 아이들을 통제하고 ‘앞으로 밀착’ 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렇게 걷기를 1시간.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대장단은 대원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7박 8일의 일정동안 정말 잘 해주고 싶었지만 단체 생활을 질서 있게 유지하기 위해  본의 아니게 짜증을 내고, 심하게 벌을 준 것이 자꾸 기억나서 미안한 생각만 들 따름이다. 대원들에게 좋은 습관, 끈기, 긍정적인 태도를 알려 주기 위해서 큰 소리치고, 기합을 줬다는 것을 대원들은 알까? 대장단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자 대원들은 “울지 마! 울지 마!”를 외쳤다. 대원들의 눈에도 아쉬움과 죄송스러움이 복합적으로 섞여 작은 이슬이 맺혔다.

하지만 이곳에서 이렇고 있을 시간이 없다.
서둘러 부모님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인덕원으로 향했다.
대원들이 인덕원에 도착하자 부모님들은 따뜻하게 대원들을 안아주었다.
7박 8일 동안 고생할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아이 혼자 보낸 부모님들의 마음을 오죽했을까?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과 대원들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대장단은 뿌듯한 서운함을 느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원 하나하나를 내 아이처럼 생각했었다. 그런 대원들을 대장들의 품에서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다시 돌려보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정들었던 대원들과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섭섭함이 복받쳐 올랐다.

대원들의 가방을 부모님이 들고 과천 시청까지 같이 행군을 시작했다. 긴 행렬이 걸어가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앞장 선 당당한 대원들,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보모님들의 결합은 천하무적이었다.

그렇게 무사히 과천 시청으로 도착하여 해단식을 하였다.
대원 개개인에게 메달을 나눠주면서 이제는 정말 헤어짐을 준비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당연히 있는 것이겠지만 헤어짐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 지지 않는 이상한 것인가 보다. 눈물을 머금은 대장단은 대원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대원들은 이제 대원에서 벗어나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갈 것이다.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을 하다보면 국토대장정에 대한 기억이 서서히 흐려지고 어느덧 모두 까먹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지금 겪었던 힘든 일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무엇이든 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최고가 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평범한 학생의 삶을 살면서도 햇살이 따가울 때, 문득 피식 웃으면서
‘2008년 여름, 내가  그랬더랬지.’ 정도만이라도 우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이상 일지 담당 김지연이었습니다.
대장님들, 대원 여러분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