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080107-6 우리는 걷고 있어요.

by 탐험 posted Jan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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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걷고 있어요

하나 둘 셋 넷! 뜀뛰기도 하고 다리운동도 하는 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졌다. 우리는 어제 마을 회관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하루를 열었다. 육지에 온 지 이틀째 되는 오늘은 어제와 같이 행군이 있는 날이다. 각 연대를 모아 행군을 시작했다. 이진리 마을로 향하는 길. 우리는 15km를 걸어야 했는데, 제주도에서의 관광 같은 며칠을 보내고 나서 인지 아이들은 행군을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중간에 다리가 풀리는 친구들도 있었고 짊어진 가방이 무겁다고 투덜거리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 아이들을 바라보고 함께 걷는 이들의 기분을 최상으로 이끌어 주는 모습은 바로 서로서로 돕고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키가 작고 몸이 약한 어린 친구들의 손을 잡은 우리 탐험대! 무거운 가방을 뒤에서 살짝 들어주기도 하고  힘들지? 하며 자신의 물통을 건네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분명 자신도 행군에 익숙치 않아 힘들텐데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손을 내미는 우리들. 그런 아이들을 보는데 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정말 이제는 우리 탐험대가 하나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감격스러웠다. 처음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모습이 많았던 영웅들이었다. 친구가 울던 말던 상관조차 하지 않던 모습이었는데 대장정 6일만에 변한 모습들을 볼 수있었다. 한 명 한 명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 친구들의 도움으로 처음 행군을 힘들어하던 탐험대 아이들은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15km를 무사히 걸어 올 수 있었다.

오늘의 숙영지 이진리 마을에 도착! 우리는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공터에 놀이를 하러 갔다. 남자친구들은 편을 짜서 축구를 하기로 하고 여자친구들은 응원을 하기로 했다. 운동장에 가서 열심히 공을 차는 아이들! 분명 행군으로 힘들고 지쳤을텐데도 또 까르륵 거리며 축구하는 아이들을 보니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정말 아이들은 아이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어도 금방 잊고 저렇게 웃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숙영지로 돌아온 우리는 친구의 입장에서 자신을 생각해보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엔 쑥스러워 했지만 아이들은 이내 친구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바라본대로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고, 그로 하여금 자신을 친구에게 소개하는 귀한 시간이 되는 프로그램 이었다.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여기에 와서 새로 만난 친구들을 사귀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제 한 2주일 정도 남은 우리 국토종단! 점점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가지는 공동체가 되어가는 모습에 흐뭇하다. 부모님과 떨어져서 생전 처음보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을 해가며 아이들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돌아갈까? 오늘 아름다웠던 그 모습, 그 이상으로 변화되는 탐험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순수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하다.    


+ 이상 사진 최선희 대장, 탐험일지 박하나 대장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