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080115-14 우리가 가야할 길

by 탐험 posted Jan 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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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할 길

“아니요 괜찮아요 조금만 쉬고 다시 걸을래요!”
며칠 전부터 걷는 것을 힘들어하는 한 대원이 있었다. 그 아이는 걷다 서기를 반복하며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면서도 결코 포기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 그런 대원이었다. 관촉사를 둘러보고 오후 행군이 시작되고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그 대원은 도 다시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다. 어지럽다 말하며 나에게 기대는 아이. 나는 아이를 세우고 한참을 안아주었다.

“괜찮아?” 하고 물으니 “조금만 쉬면 돼요.” 라고 말하는 대원. 사실 알게 모르게 꾀병을 많이 부리는 아이들이 있어서 이 아이도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이 대원은 그 누구보다도 의지가 강한 아이였다. 원래 빈혈을 가지고 있던 이 대원은 조금 많이 걸으면 어지러움증에 정신을 잃기도 하는 약한 아이였으나 지금껏 그렇게 자신과 싸워오면서 오늘까지 행군을 감행해온 것이다.

자꾸 힘들어하면서도 못 걷겠다고 말하는 법이 없는 아이.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도 괜찮다고, 걸을 수 있다고 손잡아 달라 말하는 아이. 나는 그 아이가 참으로 대견했다. 분명 꾀를 부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참을 쉬고 뒤쳐져서 걷게 될 수도 있던 상황이었는데 아이는 피해를 주지 않겠다며 입을 앙 다물고 다시 씩씩하게 걸었다.

“너 정말 멋있다! 힘들지 않아?” 라고 묻는 나에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고 나를 이기기 위해서 온 것이라서 힘들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작은 영웅. 그 마음에 감동하고 가슴이 저릿했다. 많은 아이들이 목표를 정하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하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고단할텐데도 오롯이 그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할 수가 없다.

오늘도 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행군 덕분에 근육통에 고생하는 아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하게 웃어 보이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힘들수록 더 의지를 다지고 자신을 격려하며 힘차게 나아가는 영웅들. 오늘도 그들에게 참 많은 것을 배운다.


발맞추어 걷는 영웅들의 모습이 그 어떤 날의 풍경보다도 아름답다.
가야할 길을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작은 영웅의 발걸음 : 49077보


+ 이상 사진 최선희 대장, 탐험일지 박하나 대장 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