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국토

70070731-2 통영→고성

by 탐험 posted Aug 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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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도 되지 않은 이른 시각 대원들은 마치 작전이라도 짠 듯이 일찍 일어나서 7월 31일일 새벽을 밝혔다. 매일 자던 침대 위가 아니라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 침낭을 깔고 누워 하룻밤을 잤는데도 대원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마냥 웃는 소리로 떠들썩하다.
예상보다 이른 시각에 대원들이 일어난 터라 본 예정시간보다 일정이 조금 일찍 시작되었다. 6시에 모든 대원의 기상이 종료되었고 40분간 텐트를 접고 세면을 한 후 조식을 먹었다. 어제는 “아 밥 먹기 싫어요 잘 못 먹겠어요” 하던 대원들이 밥그릇을 싹 비웠다.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원들은 벌써 국토대장정에 적응하고 있었다.
우리는 조식을 먹고 우리의숙영지인 해양수산과학관을 관람하기로 하였다. 흔히 볼 수 없는 물고기들도 보고 통영의 바다에 살고있는  많은 것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실제 상어크기로 된 모형 상어와 영화에서 보았던 니모 물고기도 보고 대원들은 무척이나 과학관 관람을 흥미로워 했다.

우리는 해양수산 과학관 관람을 마치고 발대식을 위해 통영시청으로 출발했다.
오늘부터는 실질적인 국토대장정이 실시되는 날! 통영부터 시작하여 과천까지 가는 일정의 시작이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대원들은 한층 더 들뜬 모습이었다.  

10시. 발대식이 시작되었다.  국토대장정의 취지를 이해하고, 나만 아는 이기적인 모습이 아닌 타인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배려심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나의 모든 것을 새롭게, 그리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기 위한 것들을 꼭 경험하고 오겠노라고 대원들은 마음을 하나로 모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했다.

발대식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한 후 행군이 시작되었다.
통영시내에 2열종대로 늘어선 대원들의 모습은 그 어떤 모습보다 의젓했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교통안전을 위해 속보로 걸었다. 대원들은 처음엔 아무 문제없이 친구들의 가방을 뒤에서 밀어주기도 하고 이야기도 재잘재잘하면서 걸었다. 시내를 벗어나 해안도로로 접어들면서 대원들의 표정은 한층 더 밝아졌다. 푸른 바다 내음을 맡으며, 살랑부는 여름바람을 맞으며 대원들은 아주 씩씩하게 전진했다.

그러나 그러기도 잠깐! 하나 둘씩 지치는 대원들이 생겨났다. 등에 멘 가방이 너무 무겁다고 투덜거리는 대원들도 있었고, 괜히 왔다며 중얼거리는 대원들도 있었다. 그렇게 불평을 하면서도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꾸준히 걸어 우리는 점심시간보다는 조금 늦은 1시가 넘어서야 도산초등학교에 도착했다.

도산초등학교에 도착하니 대장정 취사팀 대장님들이 시원한 냉면을 준비해놓고 계셨다.  대원들은 너무나 신나했다. 얼음이 둥둥 떠있는 냉면육수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렇게 맛있는 점심을 먹고 긴 휴식시간을 가지고 난 후, 또다시 행군이 시작되었다. 오전 행군보다 더 지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걷기를 힘들어하는 대원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대원들은 대원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기도 하며 한걸음 한걸음을 더 내딛었다.

오래 걸은 후에 우리는 이튿날의 숙영지인 고성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취사대장님들이 만들어놓으신 석식을 먹고 우리는 오늘 잠자리를 준비했다.

대장님들의 도움을 어제보다 적게 받고 대원들 자신들의 힘으로 텐트를 쳤다. 아이들은 서로 자기들의 텐트가 더 이쁘게 쳐졌다며 좋아했다.  텐트를 치고 난 후 각 대대별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첫 행군은 어땠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은 저마다 할 말이 많았다. 너무 힘이 들어서 주저앉고 싶었다는 대원들도 있었고, 걷는 것 보다 가방 메는게 더 힘들다는 대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대답, 그리고 서로 좀 더 힘을 낼 수 있게 하는 대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다.” 였다.

너무 너무 땀이 많이나고 지치지만 내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서 통영에서 고성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는 것이 대원들에겐 신기한 일이었다.

대원들은 오늘 32,876 걸음을 함께 걸으며 우리의 내일을, 그리고 우리가 다시 과천으로 돌아가는 그날 까지 더 좋은 것들 느끼고 돌아 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다고 하던 대장들이 금세 까르륵거리며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들이 바라는 것처럼, 그리고 우리 모두의 바람처럼 하루하루 더 성장하는 우리 국토대장정 탐험대원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