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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을 따라 새로운 영웅을 만나다


아침부터 시끌시끌한 대원들의 소리에 잠을 깹니다. 대원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장난꾸러기가 되었습니다. 대장님은 이제 국토대장정이 끝나 간다는 생각에 마냥 들떠있는 대원들에게 마지막까지 긴장 풀지 말고 조심하자고 주의를 주십니다. 다같이 파이팅을 외치며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우리에게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 것일까? 오늘 거니는 길은 유난히도 아름답습니다. 꼬불꼬불한 길 양옆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 가로수는 깎아 내려진 절벽으로 이어집니다. 얼었던 강물은 따사로운 햇볕에 몸을 녹이고 우리를 따라 나섭니다. 바쁜 걸음을 잠시 쉬게 만드는 시골의 기찻길은 운치를 더해줍니다. 옛길 탐사를 하면서 우리는 내 발로 우리의 금수강산 곳곳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장님들은 경복궁까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만 보고 가지 말로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도록 대원들에게 조언해 줍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뒤로 하고 다시 속력을 내어 봅니다. 후미로 쳐지기도 하고 힘들다고 떼를 쓰다가 대장님들의 손에 이끌려가면서 꾸중을 듣던 대원들은 더 이상 없습니다. 너무나도 씩씩하게 걸어 나가는 대원들을 보면서 대원들은 마냥 대견스럽습니다. 이제 지나가는 시골 길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건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우리 작은 영웅들을 보고 대단하고 칭찬해 주시면서 응원을 해 주십니다. 그 응원에 힘입어 힘들지만 오늘도 부모님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어 봅니다.


임충민공 충렬사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대소인원하마비’가 보입니다. 충렬사에 들어서기 전에 지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말에서 내려 경건한 마음으로 들어서라는 뜻입니다. 우리도 임충민공을 만나기 위해 정숙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섭니다. 충렬사 관리자가 직접 충렬사 내부를 안내해주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대원들은 눈과 귀를 기울입니다. 조선시대 명장 임경업 장군의 높은 업적과 비운의 죽음내용을 알고는 탐험대원 모두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정성을 다한다는 달성문과 무예를 펼친다는 진무문을 지나 임경업 장군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생전에 청나라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신의를 버리지 않는 모습에 감명 받은 명나라 왕이 직접 화가를 보내 그렸다는 인물화가 걸려 있었습니다. 한 대원이 직접 향을 피우고 우리는 참배를 하였습니다. 묵념을 올리는 탐험대원들의 모습에서 경건함과 의젓함이 느껴졌습니다. 대원들에게 하나의 영웅이 생긴 것 같습니다.


충렬사에서 나와 취사팀 차가 보이자 대원들은 손뼉을 치며 반가워합니다. 점심 반찬이 탕수육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던 터입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다시 숙영지로 향합니다. 숙영지로 가는 길은 많은 차가 오가는 위험한 길이라서 대원들은 앞으로 바짝 붙어 조심조심 걷습니다. 대장님들도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4시가 되어 숙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짐정리를 하고 세면을 한 대원들은 대대별로 다시 모여 앉았습니다. 총대장님은 계란 구조물 만들기 과제를 주어 주십니다. 내일은 모형 열기구에 이어 진짜 열기구를 탈 예정입니다. 나무젓가락, 빨대, 신문지, 고무줄을 가지고 30m가 되는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달걀이 깨지지 않는 구조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서로 다른 대대에게 보여주지 않고 더욱 단단한 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어떤 대대가 우승을 할지 기대가 됩니다.


저녁 메뉴는 순대 국밥이었습니다. 며칠 전 취사 대장님이 한 대원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여 이기면 먹고 싶은 식단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게임에서 진 대장님은 그 대원이 먹고 싶다던 순대국밥을 오늘 저녁으로 만들어주시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덕분에 대원들과 대장님들도 시원한 순대국밥으로 배를 채웁니다. 일지를 쓰면서 하루 일정을 마친 대원들의 떠드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지금 충주의 한 마을에는 조만간 우리들에게 다가올 이별의 아쉬움으로 가득 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