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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1차유럽
2006.01.11 15:02

1/6-1/7 diary

조회 수 1516 댓글 0



 

어제 밤새도록 비바람이 지중해를 괴롭혔다. 고요해진 바다 저 끝에서

반짝이는 불빛들이 이탈리아의 아침이 다가왔음을 말해준다. 이탈리아는

그리스보다 한 시간 늦게 아침을 맞는다. 7시가 되서 대장님이 대원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선박은 샤워시설도 구비되어 있고 사람들이 많지 않아 휴식을 취하기에

꽤나 쾌적했다. 기상하는 대원들의 표정에서 피로가 많이 풀려 있었다. 대원들은

짐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라면을 먹자고 조른다. 대장님은 곧 뜨거운 물을

준비한다. 라면으로 배가 차지 않은 대원들은 두 번, 세 번씩 국물이 다 할

때까지 밥을 말아 먹는다.

 

  8시 40분, 선원들의 손짓에 따라 배에서 내린 곳은 바리라는 곳이었다. 우리는

브린디시로 가기 위해 기차역을 찾아 간다.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늦은

시간이었지만, 바리의 거리는 엄청 한적했다. 기차역에 도착하면 역은 우리들에

의해 점령된다.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대원들은 엉덩이만 붙이면 어느 곳이든 게임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역에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하지만 노란색 조끼를 입은 우리 무리는

단연히 눈에 띈다. 대원들 또래의 이탈리아 아이들이 하나 둘씩 우리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대원들도 손짓, 발짓을 해가면서 서로에게 한국어와

이탈리아어를 가르쳐주고 배운다. 친해지는 것은 금방이다. 함께 사진도 찍고

서로 메일 주소도 주고받는다.

 

  이탈리아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이냐는 대장님의 물음에 대원들은 단연

피자를 첫 번째로 꼽는다. 어느 샌가 대장님들은 피자 박스를 한 아름 안고

계셨다. 박스를 여는 순간 대원들의 입이 쩍~하니 벌어진다. 피자 한 조각이

자신들의 얼굴보다도 크다. 그 명성에 비해 이탈리아 피자는 대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듯하다. 화로에 구운 빵 위에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소스만이

있을 뿐 어떠한 군더더기 토핑은 없었다. 몇몇 대원들은 배낭에서 고추장을 꺼내

발라먹기도 한다.

 

  우리는 4시가 되어 브린디시에 도착했다. 해가 지기 전에 시내탐사를 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돌아오는 대원들은 비에 맞아 조금씩 젖어 있었다. 유럽에 온

이후로 밤만 되면 비를 만나게 된다.

 

  이탈리아에는 소매치기가 많다는 말을 들어서 일까? 대부분의 이탈리아

사람들의 복장이나 말투, 표정들에서 조금의 위협이 느껴진다. 대장님은

이탈리아에 도착하기 전부터 소지품 단속을 계속 강조하신다. 밤이 되자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다. 옷을 한 겹 껴입으며 지금이 겨울임을 깨닫는다.

 

2006. 1. 6. 이탈리아 브린디시에서 나라대장

 

  유럽인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사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한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을 기차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기차표만 믿고

있다면 제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 역의 사정에 따라

출발시간이 빨라지거나 늦춰지기 일쑤이며 출발하는 라인도 달라지기 때문에 계속

긴장하면서 전광판을 확인해야 한다. 대장님들은 계속해서 역 여기저기를 계속

돌아보신다. 예정대로라면 오늘은 밀라노에서 시작했어야 했다. 어제 밤 미리

예매를 했음에도 우리들의 자리는 찾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우리는 계획을

바꿔 로마행 기차를 타고 잠이 들었다.

 

  로마에서 아침을 맞이하였다. 9시가 되어 목적지인 밀라노에 가기 위해 서둘러

기차를 바꿔 탔다. 유럽에서는 물과 화장실이 유료이다. 따라서 기차에 타자마자

대원들은 찾는 것은 물과 화장실이다. 하지만 대장님은 출발과 도착 전후에는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 주의를 주신다. 함께 출발했더라도 기차 칸이 나뉘어져

다른 노선으로 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침식사시간이 늦어졌다. 우리는 먼저 식당 칸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에는

샌드위치와 비스킷, 음료 등이 있었다. 베이컨과 치즈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선택했다. 다른 비스킷도 사서 서로 나누어 먹는다.

 

  3시가 넘어 드디어 밀라노에 도착했다. 패션의 도시답게 사람들의 복장도 훨씬

더 세련됐다. 우리들은 크로와상과 음료수로 요기를 하고 밀라노 시내로 나섰다.

 

  이탈리아 제2의 도시이자 경제와 산업의 도시인 밀라노는 이탈리아

경제수도라고도 한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다른 어느 이탈리아의 도시들 보다 세련되고 활기차다.

대원들은 밀라노역을 나서서 스포르체스코성을 향해 밀라노 거리를 걷는다.

현대식의 세련됨과 중세유럽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밀라노 거리는 때마침

축제기간이어서인지 많은 노점상과 시민들로 거리가 북적하다.

 

  르네상스시대 밀라노의 영주였던 스포르자 대공의 성인 스포르체스코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을 통해 대원들은 밀라노 역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었다.  아울러

미켈란젤로가 생전에 끝내 완성하지 못한 론다니니 피에타 상도 관람할 수

있었다.

  스포르체스코성의 관람을 마치고 대원들은 두오모 성당으로 향한다.

5백년이라는 긴 시간동안에 걸쳐서 건립된 밀라노 두오모는 전형적인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으로 135개의 첨탑마다 성자의 동상이 서있는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두오모성당을 지나 우리는 세계 4대 가극장인 스칼라극장을

관람하고 다시 역으로 향한다.

 

2006. 1. 7. 밀라노에서 나라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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