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횡단

12일째(8.6)

by 탐험연맹 posted Nov 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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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편지 전달 하던 날

탐험 시작 12일째!
오늘도 어김없이 6시 기상으로 활기찬 탐험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텐트를 걷고 아침식사를 한 후 9시 30분 경 출발준비를 하고 무더운 날씨 속 행군을 시작합니다. 3일째 계속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그 일상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매일 새로운 대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참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기 때문이겠죠.

오늘도 역시 더위 속의 행군은 끝이 날 줄 모르고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피로는 점점 더해가고 무더위도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탈진해서 쓰러지는 대원들도 있을 정도로 힘든 일정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걸어야 할 길은 아스팔트 위..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에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저도 걷기 너무 힘들었는데 우리 대원들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밤마다 지쳐 잠든 대원들의 모습을 한번씩 둘러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대단한 아이들이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리 중간에 걷기 싫다고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발버둥쳐도 결국엔 자기 발로 스스로 경복궁까지 걸어 들어갈 아이들입니다. 그런 의지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낮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열심히 걸어와 휴식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많이도 걸어 왔습니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 다시 한참을 되돌아 나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아마 선두그룹이 제일 억울했겠죠?!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한 대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대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부모님의 편지가 도착한 것입니다. 부모님의 편지를 전달 받고 가슴에 꼭 끌어안은 대원들은 부모님들을 생각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부모님 얘기가 나오면 눈물부터 흘리는 대원들입니다. 처음엔 이곳에 보낸 부모님이 밉다며 원망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편지를 읽고 나면 그러한 원망이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바뀌게 되고 그것은 곧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대원들, 부모님의 편지를 읽고 나서는 거의 눈물바다였습니다. 아마 대원들 모두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께 효도하는 착한 아들, 딸들이 될거라 믿습니다.

이후에는 오랜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식사를 하려 할 때 천둥이 쳐서 비가 올 줄 알고 긴장하여 배낭과 대원들을 비 맞지 않을만한 공간으로 대피시켰는데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4시 30분, 출발하기 전.. 대원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던 음식이었던 수박화채를 먹었습니다. 걸을 때는 대부분 땅만 보고 힘없이 걷던 대원들.. 수박화채를 보자마자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다들 뛰어서 그 주위로 몰려듭니다.

그토록 먹고 싶어하던 수박화채를 먹은 대원들!! 다시 마지막 힘을 내서 야영지까지 행군을 시작합니다. 조금 걸으니 금방 어두워집니다. 어두워서 조금 위험하긴 했지만 더울때 보다는 훨씬 걷기가 편합니다. 대원들도 속도가 붙어 힘차게 잘 걸어갑니다.  


야영지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텐트를 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대원들을 텐트로 배치하고 몇몇 보수작업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연대장님들 대부분은 비에 흠뻑 젖어 버렸습니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비오고.. 정말 최악의 날씨인 것 같습니다. 한참을 일하다보니 어느덧 비가 그칩니다. 대원들은 12시가 넘은 시간에 저녁밥을 먹고 텐트로 들어가 취침을 했습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바깥 공기가 차네요. 우리 대원들 감기 걸리면 안될텐데.. 걱정입니다. 내일 낮에는 또다시 무더위가 찾아오겠죠. 내일도 열심히 잘 걸어줄 우리 대원들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