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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과천시
2005.11.28 11:23

6일째(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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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7월 31일 탐험 6일째

오늘도...

걸었습니다. 어제보다 더 많이 걸었습니다. 어제보다 더 다양한 상황을 접하며 걸었습니다. 그나마 어제보다 기상상황이 좋았죠.

어김없이 아침 6시에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텐트를 철거하고 식사를 했죠. 그리곤 여지없이 출발했습니다. 출발하는데 대원들이 아직도 줄을 잘 못서더군요. 탐험 6일째인데도 말입니다. 대장님들, 답답한 나머지 화가 나셨습니다. 오리걸음으로 출발했죠. 대원들에겐 아직도 줄서는 일이 생소 한가 봅니다. 힘들기도 하겠죠. 이해합니다. 얼마가지 않아 다시 걸어갔습니다.

출발 할 때의 날씨는 어제와 비슷했습니다. 구름이 없었죠. 오늘도 어제의 악몽이 되 살아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서더군요.

얼마 걸어가다 보니 ‘황산벌과 피 바위’ 라는 비석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영화 ‘황산벌’이 생각났습니다. 지친대원들에게 ‘대원들! 오늘 거시기 헌데 거시기해 불자!’ 라는 농담도 던져 봤습니다. 비석에서 얼마 가지 않아 ‘황산대첩비’가 있었습니다. 계백과 관창이 싸운 황산벌 전투를 기리기 위한 비석인줄 알았죠. 헌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총대장님께서 설명하시길 왜적이 침입했을 때 그에 맞서 싸운 황산대첩을 기리기 위한 비석이라고 합니다.

황산대첩비에서 연대별 기념촬영을 한 뒤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기상조건, 힘든 행군이었습니다. 당연히 쉴 곳도 거의 없었죠. 한참을 걸어서야 쉴곳을 찾았습니다. 88올림픽 기념 공원인 듯 했습니다. 큰 나무들도 많고 시원한 물이 있는 수도시설도 있는 곳이었습니다. 88올림픽이 그 당시엔 대단했었나 봅니다.

다시 걷고 쉬고를 반복. 작은 마을에 도착해 쉬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비가 오기를 얼마나 고대했었는데, 이제야 비가 옵니다. 어떤 대원은 기우제를 지내보자는 대원도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치는 비인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비가 오니 신발이 젖는 것이 걱정입니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걱정은 정말 팔자인 듯 합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 보니 비교적 오랜 시간을 쉬게 됐습니다. 낮잠을 잔 대원도 있었죠. 계속 내릴듯하던 비도 그치긴 그치더군요. 게릴라성 강우였나 봅니다. 비온 후 걷는 길은 열기도 올라오지 않고 해도 강렬히 비치지 않아 걷기가 쾌적합니다. 대원들의 발걸음도 비교적 가볍더군요.

탐험대는 어느새 행정구역상 남원시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저 멀리 시가지가 보일 때 즈음 남원시농업기술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죠.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이었습니다. 관계자분의 배려로 아주 쾌적한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분들이 사용하시는 식당을 이용했죠. 오랜만에 빵빵한 에어컨 바람도 쐴 수 있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탐험대는 거의 대부분의 식사를 야외에서 했군요.

오늘이 갈 길이 가장 멉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의 휴식을 취한 뒤 출발했습니다. 남원시가지에 있는 광한루에 가야 합니다. 다시 해가 구름사이를 비집고 나왔지만 이제 그 위력이 약해진 시간입니다. 남원시가지를 도착해서도 다소 먼 길을 가서야  ‘광한루정’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 4대 누각 중 하나인 광한루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광한루정의 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가지를 길게 뻗은 아름드리나무, 연못에는 축구선수의 종아리만한 잉어들이 유유히 떠다니기도 합니다. 이 속에서 보는 광한루의 풍경을 보고 어찌 감탄사를 뱉지 않을 수 있을까 싶더군요.



정원 내에는 성춘향의 실물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당이 있었는데, 그것을 본 대원들의 반응이 뚱 하더군요. 별로 예쁘지 않다나요? 제가보기엔 절세미인답던데 말입니다. 허기사 옛날과 오늘날의 미에 대한 기준이 많이 변하긴 변했으니까요.

헌데 이곳에서 다시 대원들의 고질병이 돋았습니다. 질서를 지키지 않더군요. 심지어는 전화를 하는 대원도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어지간해서는 대원들 앞에 나서시지 않고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총대장님이 대원들을 질책했습니다. 충분히 실망스런 보습이었습니다.

광한루정을 빠져나와 다시 걸었습니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 어두워졌습니다. 야간 도보탐사인 것이죠.



야영지에 도착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걸었습니다. 느낌상으로는 낮시간 동안 걸은 만큼 걸었던 것 같습니다. 한참을 걷다 지름길로 가기위해 폐쇄된 철로를 걸어야 했습니다. 철로의 침목 사이로 돌도 많고 폐쇄된 노선이라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다소 위험했습니다. 대장님들은 바짝 긴장해야 했습니다. 자칫하면 넘어져 다칠 수 있는 상황이 많이 벌어지니까요.

터널을 지나기도 했고, 아래가 뻥 뚫린 방공호를 지나기도 했습니다. 위험하기도 했지만 대원들 대부분이 철로를 처음 걸어 보았다는 듯이 재밌어했습니다.

철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걸었습니다. 대장님들은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야간에 걸을 때는 졸면서 걷는 대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열이 엉망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어제 오늘 강행군으로 대장님들도 많이 지쳤습니다. 그래도 대열을 정비하느라 앞뒤로 뛰어다니기 바빴답니다. 다행히 차는 거의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성인인 대장들도 지치는 판국에 대원들이 쌩쌩 할리 만무하죠. 좀 쉬자는 대원, 밥달라는 대원 등등 불평불만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뒤쳐지는 대원들도 많았죠.

지칠대로 지칠 무렵 선두에선 대원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악을 쓰는 것 같았지만요.^^ 그래도 참 대견한 대원들입니다. 덕분에 대열에 활력이 생기기도 했죠.

한참을 걸어서 오늘의 야영지에 도착했습니다. 굉장히 늦은 시간. 늦은 저녁밥을 먹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은 실내에서 잠을 잡니다.

고된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된 걸음을 걸었습니다. 참고 또 참아 목적지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걷는 내내 긍정적 사고를 요구합니다. 처음에는 짜증을 부리던 대원들도 탐험의 강도가 극에 달하자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더군요. 고통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하고 밝은 대원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과천시청소년 국토대장정,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내 완주를 할 수 있도록 기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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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도보 탐험을 함께한 밝은 보름달도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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