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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로종주
2005.11.30 12:00

8일째(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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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넘는 문경새재  
오늘은 21일입니다.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흘렀습니다. 부산을 출발한지 어제 같은데 벌써 문경새재를 넘었군요. 너무도 빨리 흐른 시간이라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군요. 오늘은 어제 예고 한 것처럼 문경새재를 넘었습니다. 점촌에서 출발하여 문경으로 가는 길은 멀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걸어야 하는 거리를 얼른 걸어야 한다는 부담이 어깨를 누르고...... 해가 지기 전에 문경새재를 넘어야 한다는 마음에 아침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했지요. 다행히 날이 그렇게 추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람도 없고, 해는 쨍쨍하고...... 날은 좋아도 문경으로 가는 길이 멀어 심리적 압박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문경으로 가는 방법은 행군이 아닌 구보였습니다. 뛰고, 또 뛰고...... 빨리 걷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뛰는 수준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뛰면서 제발 좀 천천히 가자고 울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서 울고...... 아이들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눈물이 묻어 났습니다. 그렇게 뛰어가더니 문경새재에는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문경새재에 도착해서 바로 문경새재를 넘는 것이 아니고...... 어머님, 아버님들도 기다리셨고, 아이들도 기다렸던 편지 배달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모님들이 쓰신 편지를 곱게 나누어주느냐? 그것은 절대 아닙니다. 해가 뜨기 전의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 아이들이 편지를 받기 전의 약간(?)의 시간은 참 우울하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오리걸음도 걸어보고, 선착순도 해보고...... 땀과 함께 눈물을 줄줄 흘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일장연설이 있었겠지요? 가정의 포근함과, 부모님의 소중함. 따뜻한 집 등...... 아이들이 그리워하는 집과,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아이들의 어깨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힘든 순간에 가장 그리워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일까요? 흐느끼는 소리가 조금씩 들리고, 남자아이들도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고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점점 숙연해지는 순간에 편지 배달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이름이 불리우는 순간에 아이들의 손에는 하얀 봉투가 쥐어지고, 아이들이 봉투를 여는 순간부터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엄마, 아빠를 부르며 울었습니다. 편지배달이 있고 난 후 본격적으로 문경새재를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문경새재를 넘어가는 길은 잘 닦여 있어 걷기에는 편했지요. 그러나 해는 점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문경새재가 힘들어도, 경치에 취해서 힘든 줄도 모른다는 곳인데, 해가 떨어져서 볼만한 경치도 보이지 않고, 눈이 쌓여서 길은 미끄럽고, 날은 추워지고...... 아이들은 부모님의 편지를 받고 나서 눈물을 흘리고, 문경새재가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고...... 오늘 아이들이 흘린 눈물을 받아두었으면 아마 한 바가지는 나왔을 것입니다.

오늘은 무척이나 힘든 날이었지요. 팔조령을 넘는 것도 힘든 일이었지만, 문경새재도 힘든 관문이었지요. 오늘 아이들이 흘린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눈물만큼 아이들은 얼마나 컸을까요? 오늘 아이들이 흘린 눈물은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움, 고통, 사랑...... 평소에 익숙했던 것이 그리워 눈물을 흘리고, 잘 알지 못했던 것이 힘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아이들은 그 눈물의 의미를 알고 있을까요? 혹시 모른다고 해도, 아이들은 눈물을 흘릴 만큼 커간 것이겠지요.

내일부터는 크게 어려운 길이 없습니다. 경복궁을 향한 날짜는 점점 가까워오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아이들은 부모님들의 품에 안기겠지요. 그리고 그날 아이들은 어떤 눈물을 보여줄까요? 그리고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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