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당 8연대장 콧수염대장 김영준입니다.

by 김영준 posted Aug 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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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끝난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직 실감이 나지도 않고,
어제 오늘 몸살이 제대로 와서 지금 내가 쉬고 있는 중인지 행사를 하고 있는중인지 분별을 못하고 있군요.

다친사람 한 명 없이, 무사히 국토대장정을 마친 횡단, 종단 대원들 정말 자랑스럽고 멋집니다. 조금만 더 잘 해줄걸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지만, 처음 만났을때의 설레임보다 헤어질때의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건 행사기간동안 우리 대원들과 제가 만든 추억과, 우리가 함께 나눈 고생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횡단 8연대 조금은 말이 없고 조용한 대원들이었지만, 단합만큼은 다른 연대에 절대 밀리지 않을 만큼 좋았고, 목소리도 컸고, 저를 잘 따라와줘서 고맙습니다. 벌써 우리 대원들이 보고싶구나.

해단식때, '김영준 연대장님 감사합니다.' 플랜카드 만들어주신 어머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도 가슴이 뭉클하네요. 해단식 전날 처음으로 종단 대원들을 만났는데, 단지 사진으로만 저를 보고 환호해 주신 종단 대원들도 너무 고맙고, 마지막날 밤 쾌활한 모습 인상 깊었습니다.

폭우와 태양 아래에서 습하고 더운 날씨를 이겨내며, 행군을 무사히 마친 횡단 대원들도 진짜 대견스럽니다. 마지막 행군때, 제가 선두를 서면서 여자 대원들이 많이 힘들어 했는데도, 빠른 속도 냈던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네요.

돌이켜생각해보니, 우리 횡단 8연대는 행군중에 한명도 낙오 된 사람 없이 잘 걸었네요. 이 부분 칭찬 많이 못해줬군요. 우리 연대'명'처럼 '물집'은 기본이고, 발에 상처도 많이 났고, 알도 많이 베겼었고, 그 이외에 개인적인 병을 이겨내고 행군을 한 너희가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마지막날 밤, 연대장님들 마지막 한마디에서 내가 너무 짧게 얘기 해서 우리 연대원들 서운하다고 했었는데, 그때 못다한 얘기 여기서 조금 더 할게.
너희가 국토대장정을 했던 의지와 인내력이라면 앞으로 해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해. 사실 초등학생부터 대부분의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이라고 생각하면서 많이들 힘들어하고 낙오 될거 라고 생각한 나의 편견과 그릇된 생각들은 너희가 몸소 나에게 일깨워 준 것들이었다. 그 작은 체구에서 대장님들 못지않은 체력과 인내를 보여준 점은 정말 너희들이 '작은 영웅들' 이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야.

마지막으로 이 행사에 참여한 모든 대장님들, 대원들, 학부모님들 감사드립니다. 올 여름 우리가 힘들게 이뤄낸 국토대장정은 '대원들'만이 알 수 있고 할 수 있었던, 그 어떤 수식어로도 형용할 수 없는, 값진 대원들의 성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