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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누나다

넌 너무 극성스러운 엄마를 두었구나

하필 어제오늘 폭염주의보가 떨어졌는데

넌 열심히 걷고 있겠지?

걷다가 괜히 민망하게 일사병걸려서 쓰러지면 안돼!

누나는 시원한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으면서

맘편하게 책을 펴놓고 공부중인데ㅋㅋ

아오추울지경임ㅋㅋ 장난이고

더워도 긴팔입어야돼! 얇은 긴팔

모자도 쓰고 썬크림도 듬뿍듬뿍 바르고

안 탈 수는 없으니까 적당한 구릿빛 피부가 좋을 것 같아

시커멓게 타서 오면 여자친구한테 차일꺼야

휴가 나온 군인도 아니고 같이 다니기 부끄럽다고

 

조심하고 이제부터 본론이야

위에 글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음...

 

민호야 민호야 강민호야

열심히 한강종주하면서 폭염도 이기고, 너 자신도 이기고

오래 전에 철 든 군필자 같은 정신의 중딩이 되어서 돌아오렴

아! 강단도 키우고... 강단 좀 키워, 제발

적어도 아통이는 이기자. 든든한 사촌동생이 가지고 싶어ㅋㅋ

너랑 오션월드나 놀이공원가서 무서운 기구들 원없이 타보는게 내 소원이야

아무튼 별 탈없이 건강하고 멋지게 마치고 잘 돌아와

돌아오면 누나가 문상 만원 도서상품권 만원 줄께

도서상품권 이만원 어치 주려다가 너가 홀랑 문상으로 바꿔먹을 까봐

반반 주는거니까 도서 상품권 팔아서 게임 캐쉬하면 죽여버릴 꺼야

물집 잡혔다고 너무 징징거리지 말고

친구 많이 사귀고 잘 어울리다가 돌아오렴

머리컸다고 우리를 어색해 하지마

어색해 할 때 마다 너의 과거 사진을 보여줄꺼야

강민호의 포동포동 똥대포 시절...

 

이 편지 내용을 이모부는 몰랐으면 좋겠다.

날 이상하게 볼 것 같아ㅋㅋ 내용이 너무 두서없고 헛소리가 많다

하지만 그래도 편지 길이는 길어

 

 

말은 이렇게 해도 언제나 널 걱정하고 응원하고 있어

조만간 삼촌들이랑 애기들이랑 서현이랑 놀자

나중에 만나 안녕!

 

2012.07.26

아름답고 착한 예지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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