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종단

23일 밤 충환에게 (엄마의 반성)

by 구충환 posted Jul 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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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환아~ 충환아~
하루에도 수십번 부르고 하던 이름인데 3일째 부를 일이 없네
다정하게 부를 때 보다 짜증 섞어 부르거나 뭔가를 요구하는 부름이었던거 같구나.
이렇게 너를 보낸게 너에게 어떤 뭔가를 바라고 보낸게 사실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엄마도 많은 것을 반성하는 시간이 되어가는 걸 보면 너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듯하구나.

1. '부모'의 마음으로  키운다는 허울아래 너를 방치한 '학부모'였던것도  같고
2. 너보고 짜증 많다고 하지만 실상은 엄마가 늘 너에게 짜증조로 명령했으며
3.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고 하면서 중학교 가서 첫시험 못받아 오니 크게 화냈던 이중적인 엄마였으며
4. 왜그리 밤마다 이방 저방 다니며 남자애가 정리하고 문잠겼나 채크하고 깔끔을 떠냐며 혼냈는데 알고보니 너에게 조금만 어지르면 소리지른 것도 엄마였네

** 고로 너는 나의 거울이고 너의 모든 행동은 엄마 아빠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항상 직장다니고 바쁘다는 이유로 너에게 관심 덜 가진거 미안해.
널 사랑하지 않은게 아니고 변명하자면 조금 힘들었던 직업맘이라고 이해해 주겠니
** 엄마에겐 딸 같기도 하고 든든한 아들같기도 한 너란다
많이 자랑스럽고 기특한데 늘 기대치가 높아서 너에게 칭찬보다 야단을 많이 쳤던거 미안해
**떨어져 있으니 너의 자리가 얼마나 크다는 걸 알겠구나
이번 기회가 우리 가족에게 더 좋은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자
너의 쬐그만 얼굴나온 사진 하나에도 너무 기쁘다.
너는 울릉도 바닷가에서 엄만 다대포 바닷가에서 멀지만 가깝게 느끼며...
잘자 아들 많이 사랑해 엄마랑 닮은 부분이 더 많아 더 많이 싸우고 더많은 미움도 관심도 있는것 같아

p.s: 엄마반 재헌이 형이 토요일에 복지관에 봉사활동 가자는거 너 온 후에 가자고 미루어 놓았다. 다녀와서 엄마랑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