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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아들.
오늘도 역시나 덥고 힘들었지?
오늘은 잠깐 물에도 들어가고, 밭에서 감자도 캤나봐. 오오~ *.*
택배로 보내준다니........ 고 여리한 아들 손으로 캔 감자를 아까워서 과연 낼름 쉽게 먹을수는 있으려나.

과학실 투명용기에 담가져 있는 애들처럼 썩지않게 포르말륨에 담가둬서 집에 두고 오래오래 보관해야지... 볼때마다 우리아들 빡세게 걸어서 대관령 지나 서울까지 온 여정도 기억하고...
농담이고~
먹어야지.
우리아들이 강원도까지 걸어가서 캐온건데, 아주 아주 맛있게 야~무지게(식신버젼...)먹어야지. ㅠ.ㅠ

지금도 큰거 못 봤니?
새신발에 적응할새도 없어놔서, 물집 잡히진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썬크림 빼버려서 엄마가 지금도 찜찜하니 죄책감 비스므리하게 든다.ㅜ.ㅡ
그리고...올 여름방학이 울 아들  젤로 키 클 수 있는 시기인데, 무거운 배낭 메고 오래오래 걷느라 안 자라게 될까봐 그것이 또 걱정이여~( =,.=)

흠..... 뭐, 이것저것 다 걱정된다고 했지만, 사실 위에 쓴 걱정거리는 아주 사소한 부분들이야.
오히려 지나고나면 추억으로 남을 아주 값진 경험들이지.
맘같아서야 이런 멋진 경험들을 엄마도 함께 하고프지만, 그런 프로그램이 없다니 안타까울뿐.
엄마가 또 걷는거 하난 잘 하잖니.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빡빡하고 고되지만 아주 보람찬 하루를 보내다가, 집에 돌아오면 도로 느슨해져서 그 흐름을 잃게되진 않을까....몸도 맘도 편해지면 다시 예전처럼 대충대충인 일상을 보내게 되는건 아닐까....
사실, 이게 가장 큰 걱정이고, 엄마 아빠가 요즘 매일 하고있는 고민이야.
그리고 구체적으로 엄마아빠가 뭘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부분도 한계가 있고.

결국은 우리 아들 맘에 달린거니까.
커다란 소를 냇가에 끌고 갈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이게는 할 수 없듯이.

걷는동안 많은 생각해보길 바래.

점점 집에 가까워지고 있으니까, 기운 잃지 말고 일정 건강하게 보내렴.
우리도 수박 한통 안 사 먹고, 삼겹살 한번 안 구워먹고, 과자도 한 개도 안 사 먹었어.
힘들게, 배고프게 지내고 있을 우리 아들 생각하면...어떻게 그게 목구멍으로 들어가겠남.
의리가 있지.............( - .-)/

아들, 너무 보고싶다
빨랑 돌아와~
알럽~  아주 many many.

** 추신 : 어젯밤 아부지께서도 편지를 써볼라고 장시간 컴터랑 씨름하고 있으시드라.... 허나, 엄마의 검열에 의해 제지되었음을 알림. 나중에 다시 쓰실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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