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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아! 자정이 지났으니 횡단 13일 남았다.
경복궁에서 만날 날을 엄마랑 함께 거꾸로 세어 보자꾸나.
여긴 하루 종일 하늘에 구름만 잔뜩 끼고 비는 오지 않았는데 오늘은 모처럼 화창한 날씨였으면 좋겠다.
화요일은 부산과 진주에서 엄마 친구가 오는 날인데 점심을 밖에서 해결하기로 했어.
음식하면서 아까운 시간 낭비하지 않으려고 말야.

자랑스런 아들 광진아!
하루 무사히 보내 줘서 고맙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총대장님의 말을 곱씹으며 무소식에 무조건 감사하기로 했다.
오늘 퇴근한 아빠가 눈시울을 붉히시더라.
우리 큰아들 아직 어린데 너무 어른 취급한 것은 아닌지 하면서 말끝을 흐렸어.
아빠는 마음이 아리다며 손으로 가슴을 몇 번이나 쓸어내리면서 딴청하며 등을 돌렸는데 그 때 아빠의 젖은 눈을 엄마가 보고야 말았구나.
우리 아들은 알까?
아빠가 퇴근하자 마자 컴퓨터에 앉아 네게 편지를 쓰려다가 끝까지 글을 채우지 못하고 지운 까닭을...
광진아, 아니?
아빠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얼마나 친구처럼 믿고 자랑스러워 하는지 말야.

엄마가 아빠더러 그랬어.
우리 아들 어리긴 하지만 강단져서 힘들지만 꿋꿋하게 횡단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올 텐데 아빠가 아들보다 약해져서 되겠냐고 말야.  
엄마가 아빠 야단쳐도 되는 거지.
왜냐하면 우리 큰 아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쉽게 포기 하지 않은 멋진 사나이니까 말야.
희망이가 형아 많이 보고 싶다고 하더라.
엄마 아빠도 우리 아들 많이 보고 싶지만 한양으로 당당히 입성할 그 날을 기다리며 꾹 참고 있을게.
참...대장님 지시 잘 따르고 대원들과 잘 어울리고 있지.
좋은 친구와 형아 누나 많이 사겼으면 좋겠다.
지금 꿈나라에 가 있을 우리 아들, 피로 싹 날리고 또 다른 하루를 멋지게 준비하렴. 잘자...

                             국토횡단 13일 남을 날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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