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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말 덥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이런 날 우리 아들은 베낭메고 국토횡단에 열심이라고 생각하니 안쓰러운 마음도 들지만 대견하고 믿음직한 마음이 더 크다.
어제 올린 인터넷 편지 잘봤고, 엽서도 잘 받았단다.
재원이가 지 소식 안물었다고 섭섭해 하더라.
이제 어디가면 엄마, 아빠만 궁금해하지 말고 재원이도 꼭 챙기거라. 누구보다 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동생 안부를 안묻다니..ㅎㅎ

그동안 엄마는 대학원 다니느라 바빴고, 아빠는 일찍 출근하시니 재원이 혼자 이리뒹굴 저리 뒹굴..검도관도 방학이라서 갈곳도 없고, 형아 없으니 누구랑 치댈수도 없고,,,재원이 눈 빠진단다. 하하

단체생활의 의미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더구나.
같은 연대 대원들과는 친하게 되었니?
주소 잘 적어오너라. 돌아와서도 연락하며 우정을 나누면 좋지 않겠니? 힘들었던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친구들 몇 생기면 좋을 것 같다.

여기 자주 들어와서 혹시라도 재혁이나 민섭이 얼굴 보일까 싶어 매일매일 샅샅이 훑는단다. 아직은 너희들 모습이 보이질 않는구나. 이렇게 기다리며 찾다보면 경복궁에서 아빠랑 만나 씩씩한 모습으로 "어머니"외치며 현관을 들어서는 너를 안을 수 있는 9일이 오겠지?

남은 날 마무리 잘하기 바란다.
우리는 우리에게 닥치는 모든 일을 피할 수 없다면 , 어차피 내가 해 나가야만 하는 일들이라면 '즐기자'고 했던 엄마말 기억해라.
뭐든 즐기면서 한다면 못해낼 것도, 힘들 것도 없을 것이다.

돌아오면 먹고싶은 것 먹고, 집에서 한 며칠 푹 쉬어야 겠지? 만화책 보면서 뒹굴뒹굴...^^

2005/ 8. 3
재혁이를 목빠지게 기다리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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