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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는 부여에 비가 많이 내렸단다.
밤늦게 내리는 빗소리가 심란해서 엄마가 잠을 못자고 있다가 혹시나 너희들 소식이 올라올까 하는 기대에 컴퓨터앞에 앉아서 한장씩 올라오는 사진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힘들어하는 대원들'이란 제목을 클릭했더니 우리 아들 얼굴이 훤하게 나오는 거야. 잠들어 있던 아빠에게 '자기야, 우리 주형이 나왔어---' 하며 깨웠더니..
웬만한 소리에 끄떡안하는 아빠가--너도 아빠 잠들면 그만 인거 알잖아.
벌떡 일어나 안경을 챙기더니 컴퓨터 앞에 와 앉는거 있지.
그동안 너한테 편지도 안쓴다고 엄마가 잔소리 잔소리 하는데..
아빠도 너의 소식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알 수 있었단다.
사진을 저장해 놓고 단체 사진 한장이랑 출력해서 할머니 보여 드린다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피는 물보다 찐--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단다.
얼마나 지친지 속옷이 바깥으로 삐져 나왔는지도 모른채 걸었니...
옷매무새에 깔끔을 떠는 너를 생각할 때 힘든긴 어지간히 힘든 모양이구나 생각하니 엄마도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단다.

아침에 사진을 본 누나는 모자를 그렇게 촌스럽게 올려 쓰고 다닌다고 하고, 엄마는 얼굴 너무 많이 탈까봐 걱정이고...

오늘은 비도 많이 내린다는데 행군이 또 얼마나 어려울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지치지 말고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에 힘을주고 의미를 주면서 걸어가길 엄마는 당부하고 싶다.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런 상황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꿋꿋이 참고 이겨내길..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서천할머니까지 여간 걱정이 많으신게 아니다.
가끔은 그렇게 어려운 곳에 보냈다고 엄마에게 핀잔을 하시기도 한단다.
우리 아들, 그렇게 약골아닌데 말야.
오늘도 주형아 힘내고 열심히 걸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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