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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동욱아 !

by 황동욱<별동대> posted Aug 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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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

아빠다.

우리아들 오늘도 수고 많이했다. 툭 ! 툭 ! <어깨 두드리는 소리>

우리 아들 이번 국토횡단 하는 동안에 비를 실컷 맞아보겠네.
어제 오른 사진을 보니 대원들 모두 판초우의를 입고 쏟아지는 빗속을 걷고 있고,
일지에도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하는구나.


이곳도 어제 밤에는 비가 억수로 내렸다.
번개와 천둥이 치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리니
엄마는 아들 걱정이 태산 같았다.
우리 동욱이 밖에서 야영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비 때문에 위험한 것이 아닌지 걱정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 것 같더라.
비가 내려서 무더위에 힘들지는 않겠지만 많은 비 때문에 힘든 점도 있으니 아빠도 걱정이 되네.

우리 아들 괜찮은 거지 ?
아픈 곳은 없는지 걱정이 된다 아들아.
걱정하면 안 되는데, 걱정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작년 국토종단 때 아파서 많이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를 않는구나.

엄마 아빠가 괜히 걱정하는 거지 ?
그래서 우리 아들 기분 나쁘겠다.
대한민국의 씩씩하고 멋진 사나이를 아직도 아기 취급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 걱정하지 않으마.
우리 아들이 모든 일에 신중하고 차분하게 다치거나 몸이 아프지 않도록
몸 관리를 잘 하고 있을 것으로 믿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아들아 !
네가 국토횡단을 시작한지 벌써 8 일이 지난 반을 훌쩍 넘었다.
아직 힘든 여정이 남아 있지만 하루하루를 즐거운 날들로 만들어 가기 바란다.
우리 아들이 이제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구나.

그 유년기의 마지막 여름인 지금 우리아들은 다른 어떤 어린이들보다도
뜻있고 알차게 지내며 아름다운 청소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거야.
지난해 여름 아들이 국토종단을 할 때 아빠가 보낸 편지에 아래와 같은 말을 적었었는데
기억하고 있지 ?
.................................................................................................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평생 살아가는 삶을 큰 그림으로 표현할 때
2004 년, 초등학교 5학년의 여름을 너는 무슨 색으로 칠할지 궁금하다.
다녀와서, 몇 년 후, 오랜 시간이 흘러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2004 년 더운 여름에 네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냈는지 돌이켜 보면
언제라도 좋은 의미의 공간에 아름다운 색들이 칠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동욱이도 더 아름다운 색깔들이 되도록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

기억나지 ?
이 이야기를 아들에게 다시 해주고 싶은데 조금 고쳐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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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
사랑하는 우리 아들이 평생 살아가는 삶을 큰 그림으로 표현할 때
태어나서부터 2005년까지, 그 중 유년기의 마지막 여름인 2005년 지금을 아들은
무슨 색들로 그림을 그릴지 궁금하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잃지 않는 것을 배우며, 어떠한 고난도 참고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을 몸에 익히고,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느끼고 있는 이 여름을 우리아들은 분명히
아름다운 물감들을 선택하여 아름답고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국토횡단을 마치고 이전의 생활로 돌아와서 몇 년 후,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흘러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2005 년 더운 여름에 네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냈는지 돌이켜 보면
언제라도 좋은 의미의 공간에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들 !
아들 삶이 더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지도록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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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 아들이 지금은 국토횡단 하느라 힘들어서 찬찬히 생각해볼 여유는 없을 거야.
하지만 이 말을 기억해 두었다가 집에 돌아와서 돌이켜 보면
우리아들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일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들아 지금 힘들고 고되지만 잘 참고 이겨내며 즐거운 국토횡단이 되도록
노력해라.

아들 힘들지 ?
그래서 엄마 아빠가 아들에게 늘 열렬한 응원과 기를 보내고 있지.



아 ~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