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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그리운 학이에게
오늘 학이 엽서를 받았단다.
제일 먼저 느낀 것은 학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었어.
사서 고생도 한다지만 이번 횡단은 학이의 선택이 아니었고
엄마 아빠의 반 강제적인 권유였기에 더욱 더 그러했지.
엄마는 횡단 참여가 다른 부모님들처럼 교훈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세상에는 이런 일도 있으니 한 번 겪어 보라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학이가 어떤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고 있을지 걱정이 되는구나.
우리 학이는 스스로 납득이 되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헤쳐나가는 아이인데
이번 횡단에서 학이가 걸어야 할 이유를 발견했는지 모르겠구나.
저번 배낭여행에서도 일주일은 정말 더디게 가고
그 다음부터는 시간이 조금씩 빨리 가던데 어떠니?
그리고 학이야
안 그래도 학이 가방이 무거운데 대이 짐까지 들었다니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
참 엄마가 또 한가지 실수 한 것이 있구나.
저번에 실크로드 갈 때는 멀미약을 준비했던 것 같던데 그 때 약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학이가 배멀미는 안하는 구나 하고 착각해서
이번에 멀미약을 못챙겨 준것 말이야.(아빠 말씀이 그 때는 엄첨 큰 배였다고?)
엄마도 멀미를 하기 때문에 멀미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잘 알고 있어.
많이 괴로웠지?
학이가 없으면 엄마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남을 줄 알았는데
항상 학이 생각을 하다보니 정신적으로 쉴 수가 없어서 여전히 힘드는구나.
역시 자식은 부모의 스승인가 보다.
학이덕분에
이런 종류의 기다림을 나이 40이 되어서 배우게 되다니.....
엄마는 씩씩하게 마음을 다지다가도
인터넷에 들어와서 다른 부모님들 말씀, 아이들 말 들을 읽게 되면
또 다시 마음이 흔들려서 아빠한테 징징대고.....
그래도
아무리 행복한 시간이건 고통의 시간이든
시간은 흘러간다는 사실을
엄마는 잊지 않는다.
제 아무리 힘들어봐라
8월9일은 어김없이 오고야 말테니!!!


학이가 정말로 보고싶은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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