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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하늘이여

by 정귀련 posted Jan 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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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별자리 탐험이 있었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토성도 봤다고? 우리 딸이 제일 기대하는 행사였는네 날씨가 맑아서 참 다행이었어.
겨울 밤하늘 너무 아름답지? 별들도 유난히 밝게 반짝였을거야.
황홀해하는 우리 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귀련아,
눈길 행군 힘들었지?
그래도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었다. 눈길을 걷고 있는 너의 모습 봤단다.
앞 뒤로 함께 걷는 대원들은 다 건장한데 너만 유난히 작아서 마음 아프다.
할아버지께서 몸약한 네가 행군을 해내고 있다니 장하다고 칭찬하시면서도 걱정이시다.
큰 병 나지 않겠냐시는데 너는 어떠니?
그런데 귀련아,
아직도 바지 갈아입지 않았구나. 엄마의 편지가 네게 전달되지 못하리라는 걸 알면서도 안타까움에 자꾸 말하게 되네. 바지 좀 갈아입지. 눈 길에 많이 젖었을텐데. 양말은 두꺼운 것들로 잘 신고 있겠지?
마스크와 모자는 왜 쓰지 않았을까?
눈바람이 매섭던데, 얼굴이 많이 시렸을텐데....

내일은 열기구를 탄다며? 너무 재미있겠다. 동화 속 주인공 되는 기분이겠다.
비행기 타는 것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재미있을 것 같아. 때맞춰 내린 눈으로 하늘에 뜨면 풍경도 멋질테고 바람이 쌀쌀하긴 하겠지만 시야가 깨끗해져서 멀리 볼 수도 있겠다.
마치 산신령이 된 듯한 기분으로 산하를 내려다 봐도 좋겠다.
운이 쫗으면 까치랑 친구도 할 수 있겠는데......
얼마나 높이 띄우실까? 너무 궁금해.
이번 탐험 기록 꼼꼼히 잘 하고 있지?
엄마, 아빠, 유정이는 네 기록과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이제 경기도땅에 들어왔으니 안심이다.
이틀밤만 더 지나면 우리 예쁜 딸 볼 수 있겠다.
그 사이 많이 홀쭉해진 딸이 더욱 예뻐보인다.
이 밤도 행복한 꿈꾸며 잘 자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행군하는 우리 딸이 자랑스럽고 대견하구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