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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우리아들 장하죠?

by 남경록 posted Jan 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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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록아! 경록아!
엄마는 지금 너를 안고 춤이라도 추고 싶구나! 사진속에서도 제대로 볼 수 없고 전화목소리 기다리는 일도 어찌 애가타는지.. 대장님의 탐험소식을 들으면서도 마음 한구석 늘 초조했단다.
지금 막 네 목소리를 듣고 나니 베란다 문이라도 활짝 열고,
`동네 사람들 우리 아들 너무 장하죠?`하며 미친 사람처럼 막 떠들고 싶구나..
아들아.. 너무너무 고맙다.
하루에도 몇 번씩 되돌리고 싶었을 발길을 참고 또 참고 이겨낸 네가 너무 장하구나..
눈만 뜨면 들었던 엄마의 잔소리도 그리웠을테지..
철없이 욕심부리는 영재의 응석도 받아주고 싶었을테지..
아빠랑 박자 맞추어 뛰었던 운동장의 땀방울도 그리웠을테지..
보고싶다, 아들아..
너를 그리며 차곡차곡 가슴에 쌓아두었던 엄마 냄새.. 어서 만나 안아보고 싶구나!
지나온 시간보다 내일 남은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기다림끝에 오는 희열을 마음껏 만끽하자구나!!

저녁늦게 우리집에 `띵동` 소리가 나더니 낯선 학생이 문앞에 서있더라구.
우리 수법 있잖아. 아무도 없는척 하고 숨죽이고 있는 것.
그런데 오늘은 왜 그랬는지 누구세요? 묻기도 하고 사연을 들어보니, 장애인들이 직접 과자를 만들어 판다나? 엄마도 모르게 문을 열고 과자를 살펴보니 초코칩 같은 과자였어.
중요한 건 그 과자가 만 원이래. 수퍼 가격으로 이천 원 정도밖에 안되는데..
엄마는 뭐에 홀린듯 문을 다시 닫기도 민망하여 그 비싼 과자를 샀지뭐냐..(헐)
다른때 같으면, 진짜 장애인이 만들었을까? 는 물론이고 이런걸 어떻게 믿어? 했을텐데..
전혀 의심하지 않았지.
단지 우리 장남 얼굴이 스치면서 지치고 힘든 사람들 모두 도와주고 싶었어.
왜냐고 따지지 않고 아무것도 물어보고 싶지 않았어.
엄마가 잘한거냐.. 어리숙한거냐.. 속았다해도 본전생각 안하기로 했다.
사랑은 이유가 필요없는거니까..

매서운 바람 어딘들 소홀할 수 없어 구미에서 큰엄마도 대전에서 이모도 할머니도 너를 묻는 전화가 하루종일 빗발쳤다.
엄마는 태연한듯 잘있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안심시켜 드리지만 수화기를 놓고는 얼굴을 파묻고 우는 일밖에 할 수가 없었다.
아들아!!
하루만 더 도전하면 손에 잡을 수 있겠구나. 다일듯 다일듯 멀기만했던 경복꿍 꿍 꿍..
도전하는 삶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따르지만 도전하지 않는 삶은 동물원 우리에 갇힌 호랑이처럼 초라할 수도 있다. 너의 도전에 엄마가 경복꿍이 떠나가도록 박수쳐줄게.
잘자..

너를 그리며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