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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태선이에게

by 권태선 posted Aug 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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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태선이에게 !

잘 지내고 있지.
탐험연맹 홈피에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어. 너 별동대원이데.
씩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재밌어하는구나, 잘 지내고 있구나’ 알 수 있었지.
(그 사진이 울 집 컴 바탕화면에서 항상 엄마를 보며 웃고 있다.)
힘들겠지? 다리도 아플 거구, 발에 물집도 잡혔을 거구, 햇볕에 팔과 목이 따갑겠지....
그래도 ‘이깟 것’ 하며 잘 이겨 낼 거라는 걸 알기에 엄만 걱정이 별로 안 된다.

엄만 매일, 탐험연맹 홈피에 들어와
탐험 소식이랑, 대원들 글이랑 통해서 소식을 접하고 있지.
비록 네 글을 읽진 않았지만.... 대장님이 올려주시는 탐험소식으로도
네 모습을 그릴 수 있단다. (엄마와 넌 통하는 게 많잖니)
사진 보니 별동대원들 다 성격도 좋아 보이구, 멋있대.
여자 대원들이 있어서 맘도 놓이고
서로 좋은 친구가 돼서 돌아오렴.

혜선이는 오빠가 없어서 심심해하고,
아빠는 날이 안 좋으면 네 걱정을 많이 하신다.
(물론 약을 잘 먹고 있는지 걱정도 하시지)
약을 잘 먹고 있는지?
약을 잘 못 챙기면 어쩌나 걱정을 하다가도,
호남대로 종주를 하는데 약 좀 잊으면 어떠랴 마음을 바꿔 먹는다.
컴퓨터 고쳤는지 궁금해 할 텐데...
아직이야. 약속한 대로 너 오기전에 고쳐놓을테니 걱정은 말렴.

엄만, 8월 4일까지 바쁘다가 이제사 한가해졌다.
그래서 어제, 오늘 느긋하게, 게으르게 방학을 즐기고 있지.
네가 편지 안 써도 된다고 했지만......
친구들 편지 받는데 너 안받으면 섭섭할까봐 이렇게 글도 쓰고.

밖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일기예보는 중부지방 호우경보라는데, 거긴 어떤지?
날이 너무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비가오면 비가오는 대로.... 걱정이 된다.
그래도 씩씩하게 즐겁게 완주하고 경복궁에서 보자.
좋은 경험, 좋은 친구들 만들자.

안녕.
(오늘 밤 꿈속에서 널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