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모야, 끝까지 힘내라!!!

by 김영배 posted Jul 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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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인지 컴퓨터가 자꾸 다운이 되어 똑같은 글을 세 번째 쓰고 있다.--

어느새 네가 행군을 시작한지 절반이 넘어섰다.
집에서 쉬는 나는 잠간이지만 너에게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가장 길고도 지루하며 힘든 기간이었겠지!
어쩌면 지금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그러나 사실은 너희들이 아직 어려서 잘 몰라 그렇지 생존경쟁이 치열한 이 사회에서도 하루하루가 참기 힘들만치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란다.
오늘의 너의 이 행사가 장차 사회에 나와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의 거울이 되어 잘 이겨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현재까지 버텨온 것만도 경모가 자랑스럽다.
모쪼록 힘을 내어 끝까지 목표를 완수하기를 바란다.

신체적 고통을 잘 모르고 자라는 요즘의 아이들과 달리, 선생님 나이의 어른들은 일제 식민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모든 것이 부족할 때여서 어려서 배고픔을 비롯하여 겪는 고통이 많았다.
많은 이야기를 다 할래야 다 할 수도 없고, 한가지 만 이야기 하겠다.

너 만한 나이였을 때, 늦가을 어느 날 혼자 먼 길을 걷다가 우산도 우비도 없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찬비를 맞으며 길을 걸어야만 했다.
차츰 빗물에 온몸이 젖어오면서 추워지는데 참으로 참기가 어려웠다.
입술은 새파랗게 질리고 오들오들 떨면서 추위를 잊기 위해 소리도 질러보고 엉뚱한 공상에 잠겨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는 이러다가 길에 쓰러져 죽고 마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고, 더 나중에는 차츰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졸음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아마 어디 앉기 편한 자리만 있었어도 그 곳에 앉아 쉬었다 갔을 것이며, 그러다가 잠이 들었다면 지금까지 살아서 이글을 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 시간이 무척 길게 생각이 되었지만, 지금 내가 걸었던 그 거리를 계산해보면 기껏해야 3-4시간 거리밖에 안되는 거리였다.
어쨌거나 집까지 무사히 도착을 하여 따슨 방에 젖은 옷을 벗어놓고 보송보송 마른 옷으로 갈아입으니 이것이 바로 천국에 다름 아니었다.
그때의 그 행복감,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바로 어제의 일처럼 생생한데,
경모도 이번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부모님의 품에 안겨 그런 행복감, 그 이상의 행복감을 맛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모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