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경을 넘어 룩셈부르크로 향하는 날이다.
룩셈부르크까지는 여섯시간이 걸리는 머나먼 여정.
그래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잠시 내려 도시를 둘러보고 점심도 먹기로 했다.
조식으로 나온 빵에 익숙하게 햄과 각종 재료를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고, 스위스의 맛있던 치즈를 마지막으로 맛보고 버스에 올라탄다.
이젠 알아서 짐을 싸서 내려오고 침대와 이불 커버도 제 알아서 벗기고 가져 내려오는 아이들.
스트라스부르는 한국에 작은 마을로 조성되어있기도 한 쁘띠프랑스의 원조가 있는 곳이다.
마을은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되기도 했을만큼 아름다운 곳.
독일과 프랑스의 국경에 있는 도시라 그런지 곳곳의 건물들이 독일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우리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노트르담 성당에 대한 영상을 보며 더욱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스트라스부르에 향했다.
오늘 처음으로 비 예보가 종일 있던 날.
항상 날씨 운이 따라줘서 비를 맞지 않을 줄 알았건만, 버스에서 내리니 짙게 깔린 먹구름에 빛 한점 없었다.
미리 챙겨둔 우산을 썼지만 어느때보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막을 순 없었다.
신발과 옷이 다 젖어가면서도 몰아치는 비바람을 뚫고 우리는 불어로 작은 프랑스라는 뜻을 갖고 있는 쁘띠 프랑스를 가슴 속에 담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더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긴채 이제 스트라스부르의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한다.
노트르담은 불어로 성모 마리아.
정각이 되니 성당에서부터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종소리를 따라 걸음을 옮기니 웅장하게 높게 솟아오른 대성당이 나타났다.
도착할 때쯤 다행히 비가 그친다. 맑은 하늘 아래 아름다운 노트르담 대성당을 볼 수 있었다.
파리에도 대성당이 있는데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대장님은 이곳의 대성당이 비교할 수 없을만큼 아름답다며 설명해준다. 과연 곳곳이 섬세하게 조각되어있고, 안으로 들어가보니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추는 형형색색의 빛이 성당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함께 성당을 둘러본 후 자유식을 가진다.
원하는 친구들과 조를 짜서 흩어지는 아이들.
이제는 “여기서 모이는 거야”라고 하면 다시 묻지도 않고 “네!” 하고 흩어진다.
저마다 핫도그나 샌드위치, 혹은 전통음식을 먹고 기념품도 사서 돌아온 아이들.
어쩐 일인지 출발할 때가 되자 다시 비바람이 몰아치며 빗방울이 건물 천장을 때린다.
다시 우산을 펴고 버스를 향해 걷는다.
하지만 너무 비가 많이 내려 옷까지 흠뻑 젖고 말았다.
버스 타는 곳 앞에 화장실이 있어 다행히도 수습을 하고 룩셈부르크로 출발할 수 있었다.
룩셈부르크 숙소는 유네스코 유산인 보크포대 바로 아래에 있다.
숙소 창문으로는 보크포대와 룩셈부르크의 아름다운 야경이 보인다.
도착해서 고기와 감자, 작은 양배추를 먹고 배가 불렀는데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나왔다.
그간 “시원한 것 먹고 싶어요.”하며 이탈리아 젤라또 이후로 아이스크림을 그리워하던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차가운 디저트로 입가심까지 하고 났더니 더할 나위 없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다름아닌 장기자랑이다.
식사 후 장기자랑까지는 두 시간이 주어졌다.
연대별로 저마다 일등을 할 거라며 최종 연습에 들어간다.
아홉시에 모두 모인 아이들.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장기자랑 전, 대장님들이 선물을 걸고 퀴즈를 내기로 한다.
그간 대장님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기념품을 푸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갖고 싶은 게 있었던 아이들은 대장님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운다.
그간 다녀왔던 나라와 문화 유적지에 대한 문제들이다.
피사의 사탑이 기울어진 이유와 그 각도를 맞춘 친구에게는 사탑 모형,
게트라이데 거리에 대한 문제에는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트 초콜릿 동유럽 관련 문제에는 슬로베니아 뱃지,
독일에 관한 문제에는 비행기가 주어졌다. 리히텐슈타인의 우표 박물관에서 산 기념 우표도 준비돼 있었다.
그런데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종이 비행기를 받은 아이는 어쩐 일인지 표정이 좋지 않다.
어머니에게 드릴 선물로 받고 싶었단다.
그래서 초콜릿을 받은 아이가 바꾸자고 했더니 잔뜩 밝아진 얼굴로 선물을 들고 들어간다.
아이들의 귀엽고 순수한 모습 그리고 어느때보다 열띤 아이들의 모습에 대장님들은 다음에도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해야겠다 생각한다.
드디어 장기자랑 시간.
일연대는 아모르파티에 맞춰 춤을 췄고 이연대는 붐바스틱 그리고 삼연대는 영어 동요로 기발하고도 재밌는 무대를 보여줬다.
일등 상품은 김치와 햇반, 삼등은 남은 그간 몇몇 아이들이 도맡아 도와주었던 사나흘간 버스에서 대대 짐 옮기는 일을 맡아야한다.
생각보다 열띤 무대에 대장님들과 대원들은 한참동안 배를 잡고 웃을 수 있었다.
대장님들의 선택은,
다른 연대보다 더 노력한 게 보이고 서로의 합이 좋았던 일연대가 일등.
기발하고 재밌었지만 노력이 조금 부족했더너 삼연대가 삼등이다.
어쩔수없이 장기자랑에 등수를 매기긴 했지만, 다들 주어진 시간에 서로와 친해지며 알아갈 수 있던 시간이 되었기에 의미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스트라스부르에서 룩셈부르크로 비를 홀딱 맞고 버스에서 돌아오는 길, 창 밖으로 무지개를 봤다.
졸던 아이들도 커튼을 젖히고 빨강색부터 보라색까지 선명하게 떠있던 무지개를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힘들었던 하루였지만 무지개를 보며 “오늘은 좋은날이야!”라고 외치던아이들.
오늘의 찬란했던 무지개와 스트라스부르를 기억하며 남은 탐사를 그리고 앞으로의 날들을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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