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차 국토] 4연대 권민호, 이주원, 정상엽, 박태용, 오승엽, 조상엽, 이찬영, 방상원, 박현지, 김은경

by 탐험 posted Jan 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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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
오랜만이시죠?
저 민호입니다. 일주일 넘게 못 봐서 엄청 가족이 그립습니다. 제가 어느 날 나쁜 소식을 접했습니다. 바로 할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걸요. 전 그 말을 듣고 울었습니다. 정말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슬퍼서요. 제가 가기 전까지 돌아가시지 마시고 또 돌아가시기 전에 보고 싶습니다. 물론 할아버지 생각에 걷는데 더 힘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소식이 무소식 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형 생각도 많이 났어. 민철이형~ 여기 왔으면 좋았을 것을. 그리고 경민이는 화, 짜증 한 번도 내지 않고 즐기며 걷고 있습니다. 이제 여섯 밤만 자면 만나게 됩니다. 먼저 오셔서 기다려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초코맛 과자, 소보로빵 등 많이 준비해 주세요. 또 도착했을 때 냄새난다고 피하지 마세요. 이날 민철이형도 왔으면 좋겠어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을 열심히 보내고 가겠습니다. 할아버지 연락도 기다려요. 안심되게 전화주세요. 그리고 우리 집 개들도 보고 싶습니다. 우리 봉삼이와 돌풍이가 주인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걱정되네요. 그리고 어머니께선 제가 없어서 청소를 홀로 하시겠네요. 아버지께서도 할아버지 때문에 마음 고생하시죠? 저도 걱정 많이 되요. 그리고 할아버지께 전해주세요. 저 곧 돌아온다고 서울 오실 때 올라오시라고 전해주세요. 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형~! 내가 여기올 때 같이 못가서 배웅 못했다고 했는데 그 때 솔직히 고마웠어. 그게 말로만 그런다는 건 나 잘 알아. 이제 집에 가면 예전처럼 티격태격하겠지만 내가 더 참아볼게. 그렇다고 너무 건들지는 마~ 나 피곤해서 휴식이 필요하니깐 말이야. 나 집에 가면 정말 잘하고 다닐 거야. 아니 집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될게! 민철이형 내 하나밖에 없는 형, 그 때 다시 만나자. 그리고 부모님! 저 정말 부끄럽지 않는 아들이 되어 돌아가겠습니다.
기대하세요~ 그리고 여기서 배운 법칙을 집에서도 적용시켜 올바른 생활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대대장이에요. 우리 대대들 책임지고 있어요. 정말 통솔하기 힘든게 부모님 마음과 같다는 걸 느꼈어요. 하지만 후회 없는 선택이라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제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이주원
엄마, 아빠, 내 동생아~!
나 주원이야. 집 떠난 지도 일주일이 넘어가는데.. 빨리 집도 가고 가족들 다 보고 싶어. 처음엔 16박 17일이라는 긴 기간이 실감나지 않았지만, 직접 와서 지내보니까 생각보다 힘들더라. 내가 이 행사에 참여해서 무슨 일을 했는지 말해줄게.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당연히 한라산을 오른 일이야. 평소에 산을 너무 싫어해서 동네 산을 오르기도 싫어했는데, 이번행사 덕분에 산도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가족끼리 한라산가자! 제주도에서는 차도 타고 배도 타서 편하게 다녔지만 육지로 오고서부터는 많이 힘들었어.. 짐이 들어있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많은 거리를 다녀야 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곧 적응이 돼서 하루 종일 걷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어. 이곳에 와서 힘들 때마다 가족생각이 나더라. 가족품의 소중함과 집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수빈이는 게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학습지 안 밀리게 열심히 하고, 중학교 공부 열심히 해놔. 아빠도 일할 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잘 있어야해, 엄마도 안 다치게 조심하고! 그럼 1주일 뒤에 보자~ 그리고 19일 날 끝나니까 아빠차로 데려오면 좋겠는데. 여기 와서 너무 힘들고 어렵기도 하고 집 환경과 너무 차이가 커서 힘들기도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열심히 잘하고 돌아갈게. 그리고 생각해보니 공부는 너무 중요한 것 같아. 집에 돌아가면 고등학교 과정 열심히 하고 학습지나 학원 숙제도 엄마가 화내지 않도록 노력할게. 또 게임도 재미있지만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할게. 걷는게 생각보다 힘들고 배고프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내가 원했고 친구들이 같이 가니까 힘들 때마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이제 1주일 남은기간이 짧기도 하고 길게 느껴질 때도 있을 테지만 이미 반 이상이 지났잖아. 가족들이 너무 걱정할까봐 계속하는 말이니까 너무 애타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 그리고 나 집에 돌아가면 맛있는 음식도 먹고 사우나도 가자~! 모두들 사랑해~


정상엽
오랜만에 써보는 편지, 몇 달 전 방학에도 이렇게 편지를 썼었는데 그래도 편지를 쓰는게 많이 어색하다. 잘 계시죠? 저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대장님들이 만들어주시는 따뜻한 방에서 잘 자고 있어요. 아침저녁으로 날이 상당히 추우니 몸조심하세요. 벌써 여기서 생활한 게 11일이나 되었네요. 6일 후면 경복궁에서 만날 수 있겠네요. 집에서는 별로 먹지도 않았던 간식들이 너무 먹고싶네요. 집에 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 아! 한라산 정상까지 등반도 했어요. 정상에 눈보라가 많이 치고 추웠어요. 나중에 시간되면 가족끼리 와서 재밌게 놀아요. 무튼 이곳에서 잘 지내고 있고, 잠도 따뜻하게 자고 간식이나 밥도 잘 먹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보내주신 신발은 잘 받았지만 작아서 못 신고 있어요. 하지만 챙겨왔던 신발 잘 신고 있어요. 남은 6일은 어떤 날이 될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에요. 이미 한번 경험을 해봐서 그런지 많이 힘들지는 않아요. 잘 지내시고 6일 뒤에 좋은 모습으로 경복궁에서 웃으며 뵙고 싶어요. 그동안 편히 쉬세요. 그럼 이만 쓰겠습니다.


박태용
엄마, 아빠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괜찮아요, 잘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 편지를 읽고 계실 때가 언제일지 모르겠어요. 행군을 하고 있을지, 식사를 하고 있을지, 잠을 자고 있을지. 저를 보고 싶으시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저는 지금 집을 향한 발걸음을 하나, 둘 조심히 그러나 빠르게 내딛는 중이니까요. 저도 부모님을 빨리 뵙고 싶지만, 참고 있어요. 여기 와서 힘든 일도 많지만,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재밌어요. 무전여행 체험을 했는데 연대별로 하는 것이라 정말 재밌었고 땔감을 이용한 밥 짓기도 했어요. 경복궁에서 부모님을 뵐 때는 정말 울 것만 같아요.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오늘은 찐빵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여기서 밥한 톨의 소중함과 우리 가정의 소중함,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여기서 소화도 잘되고, 소화제나 비상약도 먹지 않았어요. 그리고 단체생활의 개념과 필요성도 알게 되었어요. 여러 힘을 합치면 못하는 게 없다는 것을요. 이번의 16박 17일의 국토대장정이 훗날 제 인생의 모습에 크게 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꾹 참고 완주 해내겠습니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기다려주세요. 곧 뵙겠습니다.

오승엽
엄마, 아빠 저 승엽이에요. 저 지금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있고요. 아픈 곳도 없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여기서 집과 가족, 음식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러니 앞으로 집에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동생과도 사이좋게 지낼게요. 그리고 곧 해단식이 다가옵니다. 장소와 시간을 맞춰서 오셔서 그때 뵈었으면 좋겠어요. 여태 고생을 해보니 집에 가서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 실컷 하고 싶네요. 피자도 먹고 싶고요. 또 컴퓨터도 하고 싶네요. 그리고 지금부터 저는 동생 예린이와 안 싸우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이제 집에 안전하게 들어갈 날이 5박 6일 남았어요. 그 때까지 잘 기다려주시고, 제가 먹고싶은것 사주 세요. 먹고 싶은 것을 많이 못 먹어서요, 그리고 ktx를 타고가면 한 4시쯤 도착할 것이고, 버스를 타고가면 7시쯤 도착할 듯싶어요. 그때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뵈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이제는 집에서 늘 가족에 감사할거에요. 아무튼 집에 건강이 들어가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조상엽
나 상엽이야. 국토순례를 여름에 한번 다녀와서인지 적응 잘하고 잘 걷고 있어. 걸어야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걷고 있고, 여름에 사귀었던 친구들도 몇 명 있어서 잘 지내고 있어. 밥도 많이 먹고 편한 아빠가방 잘 메고 있어. 엄마! 나 없는 동안 아빠랑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 나는 6일 후에 돌아갈게. 걷다가 힘들면 저절로 엄마, 아빠 생각이 나서 가끔씩 꿈에도 나와. 지금 나는 문경에 있는데 곧 충주를 통과해서 서울로 갈거야. 6일만 참았다가 멋지게 경복궁으로 들어갈게. 지금 서울의 날씨는 어때? 여기는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낮에는 따뜻한 편이야. 엄마아빠가 이걸 볼 때면 나는 아마 열심히 문경의 끝까지 가고 있거나 충주에서 걷고 있을 거야. 서울이 너무 그리워. 버스도 그립고, 높은 고층 빌딩과 컴퓨터, 많은 서울 사람들과 내 친구들이 너무 다 보고 싶어. 참! 나 이번에도 지금까지 물집하나 나지 않았어. 등산화가 걸을 때 정말 편해. 대부분 따뜻한 곳에서 자구 있고. 경기도 도 경계를 지날 때 정말 울 것만 같아. 엄마 편지를 받을 때도 그렇고,,
그럼 경복궁에서 다시 만나길 기다릴게.


이찬영
엄마, 아빠. 저 여기 와서 밥도 잘 먹고 아프지도 않고 잘 지내고 있어요, 전 방금까지 많은 친구들을 만나 사귀었고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구경 잘하고 있어요. 온지 처음으로 제주도에 가보았어요. 바람이 강한 마라도,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정상까지 찍어냈어요, 전 지금 4연대에요. 박인규 대장님도 좋은 분이시고 상엽이, 상원이 승엽이형, 상엽이형, 태용이형, 주원이형, 민호형, 현지누나, 은경누나와 함께 하고 있어요. 신기한 게 남자들은 인호형 빼고 모두 이름 끝이 ㅇ자 돌림이에요. 간식도 잘 나오고요. 벌써 피자를 걸고 오리엔테어링을 했는데 1등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옷 보내주신거 고마워요. 난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물론 매일 힘들어도 끝내고 나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그리고 어제는 흔들리던 이가 빠졌어요. 가져가서 보여드릴게요. 집의 포근함이 그리워지네요. 걱정 마세요. 엄마, 아빠의 아들 이찬영이잖아요. 마음 놓으시고요. 남은 5박 6일 열심히 그리고 침착하게 갈게요. 사랑합니다~!

방상원
안녕히 지내셨어요? 저는 무척 잘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느낄 수 있어요. 엄마가 그렇게 힘드신 걸 모르고 반항을 하고, 심술을 부린 저를 반성해보니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네요. 저를 보내주시지 않았다면 그러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집의 소중함도 많이 느끼고 있고요. 이제는 집에서 엄마를 많이 도와주고 효도도 많이 하는 상원이가 될게요. 요즘은 누나도 여기서 잘 지내는 것 같고, 마음이 조금 편해져요. 한라산 때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정상까지 올라가니까 속이 시원해지는 것처럼 지금 힘이 많이 들어도 경복궁에 가서 해단식을 하고 엄마를 만나면 한라산을 오른 것과 같이 속이 시원해지겠죠? 그 때까지 꼭 지켜봐주시고, 도착하는 그날까지 기다려주세요. 너무 늦게 주무시지 마시고, 일도 그렇게 많이 하지 마시고 건강하게 제가 갈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럼 그날까지 안녕히 계세요~

박현지
영상편지 보셨어요? 여기 와서 엄마, 아빠 품이 좋다는 것, 집이 좋다는 것 등을 느꼈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저 혼자 운적도 있어요. 하지만 엄마가 아프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꿋꿋이 버티고 있어요. 되도록 건강하게 돌아갈게요. 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지 못해 죄송해요. 하지만 이제부터 정신 차리고 진짜 든든한 현지가 되도록 할게요.
그리고 아빠! 아빠생각 많이 났어요. 아빠가 인천 연안부두에서 걱정하시면서 “잘 갔다 와~” 라고 한 말 매일 그 말 생각하면서 울었는데, 아빠께 너무 좋은 딸, 자랑스러운 딸이 못되어 죄송하네요. 그래서 이번기회에 꼭 경복궁까지 완주해서 예전보다 나은 딸이 될 수 있도록 할게요. 그동안 아빠 너무 죄송했어요. 추우나 더우나 밖에서 일 하시면서도 저희에게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안하신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자랑스러워요. 제 걱정 마시고 아빠 건강먼저 챙기세요~ 술과 담배! 끊으라는 소리는 못하지만 줄여주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마지막으로 동생 재용아~! 누나 여기 와서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니 생각도 많이 났어. 너의 이름이 적혀 있는 침낭을 볼 때마다 찔끔 찔끔 눈물이 나기도 해. 니가 빌려준 침낭 아주 잘 쓰고 있어~ 고마워~! 누나가 잘 해준 것도 없는데 잘 따라주고 누나로서 잘 대해줘서 고마워. 누나 없을 때까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누나가 처음 말하는데 내 동생 박재용이 진심으로 자랑스럽다! 사랑한다!


김은경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부모님 꿈을 꾸어서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 낮에 대장님, 대원들과 함께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때가 많아요. 초반에는 너무 힘들어서 한라산을 오를 때 중간에 포기하기도 했지만 다른 대원들이 오르고 난 후로 절대로 다시 포기하지 말자고 맹세한 후로는 계속 걷고 있습니다. 밖에 나와서 이렇게 고생을 해보니, 이제야 제가 편하게 지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품이 얼마나 따뜻한 지도요. 한참이나 달력을 보지 못하다가 숙소 달력에서 음력 날짜를 보고서야 아빠의 생신을 떠올렸습니다. 생신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고요.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앞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아버지께서 주신 물건들 모두 잘 쓰고 있고요, 사랑합니다!
오늘로써 6일 남은 밤이 저물고 있습니다. 몸은 피곤으로 녹록하지만 마음은 점점 뿌듯해지면서 확실히 체력이 좋아진 게 느껴져요. 딱히 아픈 곳 없이 일정 또한 힘들지 않아 편안하게 지내며 밥도 잘 먹고 있습니다. 경복궁에서 두 분 다 건강한 모습으로 뵐 날을 마음속으로 깊이 기약하며 저는 더 힘내겠습니다. 다시 뵐 때 까지 별 탈 없이 지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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