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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1차유럽
2006.01.17 17:18

1월 14일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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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처음 도착해서 느끼는 인상은 “깨끗함”이다. 휴지조각 하나 찾아볼 수 없고, 사람들의 얼굴에도 근심이나 거추장스러운 장식 따위도 보기 힘들다. 울창한 산림과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호수는 신선함을 더한다.

 

 

루체른 역에 내리자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렸다. 우리들은 소리를 따라갔다.  역 입구 계단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합주단이 지휘자의 흥겨운 손놀림에 따라 웅장한 소리를 뿜어내고 있었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그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함께 흥을 느낀다. 어느새 대원들의 어깨도 음악소리에 맞춰 들썩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흥겨운 아침을 맞이한다.

대원들의 눈길을 가장 먼저 빼앗는 것은 호수위에서 노니는 오리와 백조들이었다. 이렇게 많은 새무리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꽤나 신기한 모양이다. 대장님은 바로 옆에 있는 카펠교로 대원들의 시선를 옮기신다. 루체른의 상징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인 카펠 다리는 다른 것들과 다르게 붉은 지붕이 있다. 그 내부에는 순교자들과 영웅들의 영광을 묘사한 그림이 장식되어 있다. 다리를 따라 가다보면 오래된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리 끝에는 팔각형의 수탑이 서 있다. 원래 급수용으로 세워졌던 이 탑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옥이나 고문실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12시가 넘어 우리를 태운 유람선이 호수 위를 가른다. 호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규모에 바다인양 착각하게 만든다. 호수를 싸고 있는 안개덕분에 호수주변 풍경들이 훨씬 더 아름답게 보였다.

배에서 내렸다. 산 중턱에 기차하나가 걸려있었다. 우리들의 시선을 모조리 잡아버렸다. 산악용 기차로 세계에서 가장 경사가 높은 기차라고 한다. 주변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자하니 호수바람이 꽤나 쌀쌀하다. 대장님은 점심으로 먹을 라면 물을 준비하신다. 채 마무리 짓기도 전에 돌아가는 배가 도착했다. 대원들은 서둘러 유람선에 올라탔다. 유람선 야외벤치에 앉아서 라면을 꺼냈다. 호수갈매기들이 대원들을 보내기가 아쉬운지 한참을 따라 날아온다.
 
호프 대성당에 들어섰다. 우리들의 발자국 소리 외에는 한없이 고요하다.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엄숙한 마음이 감돌게 만든다. 사원의 내부 벽에는 멋진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다. 벽을 따라가면 예수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소리가 곱고 웅장하기로 유명한 오르간이 자리 잡고 있다. 성당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묘위에 놓여져 있는 꽃들은 시들지 않고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 일족을 최후까지 지킨 것은 스위스 용병들이었다. 8백 명의 스위스 용병들의 신의와 용기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빈사의 사자 상을 찾았다. 창을 등에 꽂고 죽어가면서도 프랑스 왕조의 상징인 백합꽃이 새겨진 방패를 지키고 있는 사자의 모습이 가슴을 울린다. 책에서 보았던 것보다 엄청나게 규모가 컸다. 대원들은 사자를 뒤로하고 사진을 찍는다. 
 
시내로 나와 자유시간으로 가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몇몇 대원들이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못해 꾸중을 들어야 했다. 공동체 생활에서 자신만을 생각한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됨을 배울 것이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오늘의 메뉴는 미역국이다. 오후에 대원들이 사물함에서 짐을 꺼내면서 양념을 담은 봉투를 잃어버리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대장님이 끓여 주신 미역국은 꽤나 맛이 났다. 대장님은 더 맛있게 끓일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 하지만 대원들은 그릇을 비워내며 국을 만든 비법을 궁금해 한다.

오늘 저녁에는 빈으로 타는 열차를 타게 될 것이다. 이제 짐정리하고 열차를 타고 내리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무거운 짐이 있으면 서로 들어주기도 하고 동생들을 챙기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그날 피로가 싹 가신는 듯하다. 대원들 때문에 화나고 웃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간다.  

2006. 1. 14. 스위스에서 나라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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